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제네릭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제약사 10곳을 대상으로 특허 등재 분쟁 통지서를 발송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8일 이슈브리핑 보고서를 통해 "FTC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발간하는 일명 오렌지 북(Orange Book)이라 불리는 'Approved Drug Products with Therapeutic Equivalence Evaluation'에 부적절하게 또는 부정확하게 등재된 특허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FTC는 유명 브랜드 천식 흡입기, 에피네프린 자동주사기 및 기타 의약품 제조업체가 보유한 100개 이상의 특허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FDA에 이러한 특허에 대해 나열된 정보의 정확성 또는 관련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다고 통보하고, 10개 제조기업에게 특허 등재 분쟁 통지서를 보냈다. 통지서에는 특정 천식 및 기타 흡입기 장치, 에피네프린 자동주사기(일반적으로 EpiPen 이라고 함) 등에 대해 부적절하게 등재돼 있다고 판단되는 특정 특허가 명시됐다. 제조업체는 오렌지북의 특허 등재 목록에서 제거하거나 위증시 처벌을 받는다는 조건으로 목록이 해당 법률 및 규제 요구사항을 준수함을 증명해야 한다.
FTC가 통지서를 발송한 10개 기업은 애브비(AbbVie),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 임팍스 래버러토리스(Impax Laboratories), 칼레오(Kaleo), 마일란 스페셜티(Mylan Specialty),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laxo-Smith Kline), 테바(Teva)의 자회사 등이다.
FTC 리나 칸(Lina M. Khan) 위원장은 "이번 FTC의 조치는 흡입기에서 EpiPen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영향을 미치는 부적절하게 등재된 것으로 생각되는 100개 이상의 특허를 식별하고 있다"면서 "잘못 등재된 특허는 공정하고 정직한 경쟁을 저해하면서 의약품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가격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FTC는 지난달 오렌지북에 등재하기 위한 특허의 부적절한 제출을 면밀히 조사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정책 성명(Policy Statement)을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FTC는 오렌지 북에 부적절하게 등재되면 더 저렴한 제네릭 대체품과의 경쟁을 저해하고 브랜드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FTC는 FDA의 특허 등재 분쟁 절차를 활용해 이러한 제품 및 잠재적으로 다른 제품과 관련된 특허를 다루고 있지만, 제약회사에 보낸 서한은 위원회가 FTC 법률 위반으로 제조업체의 행위를 조사하는 것을 포함해 공익을 위해 필요한 추가 조치를 취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DA가 발간하는 오렌지 북은 오리지널의약품, 제네릭의약품 등 승인의약품 리스트를 말하며, 특허 및 관련 소송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발간물의 표지 색 때문에 오렌지 북이라 불린다. 브랜드 제약회사가 오렌지 북에 특허를 등재하면 일반적으로 30개월 동안 저가의 제네릭 대체의약품을 포함한 경쟁 의약품의 도입을 금지하는 법정 유예가 발생할 수 있다. 법에서 정의한 대로 등재가 부적절하다면 경쟁 조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FDA 규정에 따라 이해관계자는 오렌지북에 게재된 특허 정보의 정확성 또는 관련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해당 FDA 규정에 따라 원료의약품 또는 완제의약품 특허의 목록에 이의가 있는 경우, FDA는 신약신청(NDA) 보유자에게 분쟁 진술서를 보내고, NDA 보유자는 30일 이내에 해당 목록을 철회 또는 수정하거나, 위증 시 처벌을 받는다는 조건 하에 해당 목록이 해당 법률 및 규제 요건을 준수함을 증명해야 한다.
이와 관련 FDA 로버트 M. 칼리프 국장은 "FDA는 모든 NDA 보유자에게 특허 등재가 법적 및 규제 요건을 준수하는지 확인하고 FDA의 특허 등재 분쟁 절차에 따라 제공된 분쟁 진술에 실질적으로 대응할 의무가 있음을 상기시킨다"며 "FDA는 미국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FTC와의 오랜 협력을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FTC의 조치 이전에도 FDA 및 특허청 등은 의약품 가격 인하를 위한 특허 조치계획을 발표했다.
2021년 9월 10일, FDA는 미국 특허청에 의약품 가격인하를 위해 협력하자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 서한에서 FDA는 약가에 대한 직접적인 권한은 없으나 바이오시밀
러 및 제네릭의 시장진입과 경쟁에 관련된 권한은 가지고 있다고 말하며, 경쟁을 저해해 약가를 유지하고 있는 브랜드의약품의 무분별한 특허출원에 대해 특허청이
검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2022년 7월 6일, 미국 특허청은 FDA에 보낸 답장을 통해 양 기관의 리소스를 활용해 특허가능성을 검토하고 의약품 경쟁을 저해하는 부적절한 특허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특허청-FDA 협력 이니셔티브 제시했다. 이니셔티브를 통해 오리지널 제약회사가 의약품에 대한 사소한 변경을 통해 특허를 받아 제네릭 경쟁을 부당하게 지연시킬 수 없도록 해 의약품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