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의 허위과장광고에 면죄부를 주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무능과 직무유기를 강력히 비판한다. 감사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시행하라."
바른의료연구소는 31일 성명을 통해 의약품 오인 및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식약처의 잘못된 법 조항 해석을 지적했다.
바른의료연구소에 따르면 일양약품 건기식인 일양당케어알파는 '혈당, 혈압, 혈행 딱 한 알로 잡는다!', '식후 혈당 걱정 하루 딱 2알로 간편하게 관리해!' 등으로 제품을 광고했다. 이외에도 '1알로 스마트하게 관리하세요', '나이와 함께 늘어나는 건강에 대한 불안감~ 이젠 더 이상 두렵지 않아요!', '혈압조절, 혈당관리, 혈행관리·기억력 개선' 등으로 광고했다.
일양당케어알파에 대해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 내용은 ▲항산화·높은 혈압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음 ▲기억력·혈행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 ▲식후 혈당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음 등이었다. 연구소는 "이 광고를 본 고혈압, 당뇨병 환자는 이 약 하나로 혈압, 혈당, 혈행장애 등을 모두 치료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다"며 식약처에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의 심의받은 내용으로 규정에 따른 위반사항을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답변했다.
연구소는 "'도움을 줄 수 있음'과 '딱 한 알로 혈당, 혈압, 혈행관리를 잡는다'는 두 문구의 의미는 소비자들에게 천양지차로 다가올 것이다"라며 "그런데도 이런 광고를 식약처가 위탁한 심의기관에서 심의한 것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일양약품은 외국 논문 하나를 근거로 '인체시험결과 섭취 후 혈당치 30% 감소', '인체시험결과 섭취 후 혈압 감소' 등으로 광고하고 있었다. 자사 제품으로 임상을 한 것도 아니다"라며 "이 제품을 복용하면 혈당치가 30% 감소하고 혈압이 감소하는 것처럼 단정적으로 광고하는 것은 허위과장광고"라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일양약품은 이 제품을 평상시 혈당이나 식후 혈당이 높은 분에게 권한다고 했다. 당뇨 직전이거나 당뇨병 환자이다"라며 "이는 곧 질병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는 의약품으로 광고함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연구소는 "이 광고를 보고 기존에 복용하던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끊고 이 제품만을 복용하거나, 기존 약물을 복용하면서 이 제품을 병용하는 환자들이 있을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들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식약처에 이 제품의 허위과장광고에 엄중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연구소는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의 심의받은 내용으로 법 위반 사항이 아니라는 답변을 보내왔다"며 "이후 2차 민원을 제기했다"고 했다.
연구소는 "본 연구소 역시 이 제품광고가 심의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민원신청을 한 이유는 이 제품을 아주 효능이 뛰어난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하는 등 소비자를 현혹하는 심각한 허위과장광고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18조 규정에 따라 광고 심의를 받은 내용이므로 법 위반사항이 아니라고 했지만 이는 법 조항을 잘못 이해했다는 것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법 제18조(허위·과대·비방의 표시·광고 금지) 제1항에는 총 6개의 금지조항이 있다. 제6호의 '제16조제1항에 따라 심의를 받지 아니하거나 심의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표시·광고'는 6개 조항 중 단 하나에 불과하다. 따라서 제6호에 따라 심의를 받고 심의 내용과 동일한 내용의 표시·광고를 했어도 나머지 5개 조항 중 하나라도 위반하면, 허위·과대·비방의 표시·광고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식약처가 심의를 받은 내용이므로 법을 위반한 광고가 아니라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내용으로 2차 민원을 신청했다"며 "그러나 2차 민원 답변에서도 식약처가 여전히 건기식법 제18조를 엉뚱하게 이해해 적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식약처는 2차 민원 답변에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18조제1항제6호 "심의받지 아니하거나 심의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표시·광고" 위헌 선고에 따라 표시·광고 심의는 영업자의 자율심의로 전환됨에 따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관련 민원사항을 통보해 업무에 참고하도록 조치할 계획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회신했다.
즉, 설령 심의 받은 내용대로 광고를 했더라도 다른 금지조항을 위반하면 허위과장광고라는 것이다. 반면, 식약처는 심의 받은 내용대로 광고를 했다면 다른 금지조항을 위반하더라도 법 위반이 아니라고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식약처가 과연 건기식 관리감독의 주무부처가 맞는가 하는 의구심이 강력하게 들었다"며 "본 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으로 3차 민원신청을 했다"고 했다.
또 "식약처는 '일부 의약품 등으로 오인할 여지가 있는 '딱 한알로 잡는다' '혈당 수치 감소' 등 부적절한 내용에 대해 시정조치 중이라고 했다. 추가로 쇼핑몰에 판매되고 있는 혈당 관련 제품에 대해서도 상기 규정 준수여부를 모니터링해 부적절한 내용은 관련 규정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고 했다.
연구소는 "조아제약 역시 구글광고로 바나바잎 추출물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 '혈당엔 닥터-G' 제품을 '식후 혈당 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 아니라 '식후 혈당 걱정 하루 딱 2알로 간편하게 관리해!' 문구로 광고하고 있었다"며 "이 광고를 본 소비자라면, 당연히 이 제품을 복용하면 식후혈당이 잘 관리될 수 있다고 믿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혈당엔 닥터G 이런 분께 추천드립니다'에서 '△식후 혈당 상승 억제가 필요하신 분 △효과적인 혈당 관리를 원하시는 분 △음식조절과 함께 혈당관리가 필요한 분 △혈당 관리가 필요한 중노년층' 등으로 광고하고 있었다고 했다.
연구소는 "이 광고의 타깃은 당연히 식후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이거나 식후 혈당이 높을 때가 많은 당뇨병 전 단계, 즉 내당능 장애가 있는 환자일 것"이라며 "이처럼 당뇨병 또는 당뇨병 전 단계에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광고하는 것은 의약품 오인광고 아니냐고 민원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식약처는 처음에 일양당케어알파의 경우와 동일하게 답변했다. 그러나 일양당케어알파에 대한 3차 답변이 나온 후 동일한 사안이니 면밀한 심의를 해줄 것을 다시 요청했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식약처는 '상기 제6호의 "심의받지 아니하거나 심의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표시·광고 위헌 선고에 따라서 기존 심의 받은 내용과 상관없이 귀하께서 신고하신 내용을 검토한 결과, 일부 광고내용에서 의약품 등으로 오인할 여지가 있는 부적절한 내용에 대해 해당 업체에 수정 또는 삭제하도록 시정조치 할 예정이다'라고 답변했다.
연구소는 "최근 제약사들이 식후 혈당상승 억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바나바잎 추출물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들을 판매하고 있다"며 "이 제품들이 마치 혈당을 관리하는 의약품인양 광고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구소는 "불법 광고가 의심돼 민원을 신청하면, 식약처는 단지 심의기관에서 심의를 받고 심의 받은 내용대로 광고하면 법 위반이 아니라는 면죄부를 주고 있었다"며 "본 연구소는 끈질긴 민원제기로 식약처의 이러한 행태가 법 조항을 잘못 이해해 적용한 것임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광고 심의만 받으면 건강기능식품법 제18조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한 식약처는 주무부처로서의 아주 심각한 무능을 드러낸 것이다"라며 "본 연구소의 끈질긴 문제제기가 없었다면 식약처는 허위과장광고에 지속적으로 면죄부를 주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본 연구소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해당 제품들의 의약품 오인광고를 마지못해 인정하면서도 단순히 시정조치로 끝냈다"며 "건기식의 허위과장광고에 철퇴를 가할 생각이나 의지가 별로 없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건기식의 의약품 오인 및 허위과장광고가 성행하는 것은 식약처가 법을 잘못 적용해 제약회사를 봐주는 결정을 지속해왔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강력히 제기한다"며 "식약처의 무능과 직무유기로 인해 국민들이 건기식으로 건강에 피해를 입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어떻게 건강기능식품의 주무부처인 식약처가 법 조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 적용해 제약회사 봐주기에 급급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시행하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