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대병원이 이탈 전공의들의 사직 '수리' 시점과 사직 효력 '발생' 시점을 각각 별도로 정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 교육수련팀은 16일 전공의들에게 '사직에 관한 합의서'를 발송하며 이날 오후 6시까지 복귀 의사 표명과 합의서 회신을 요청했다. 무응답시 사직서는 16일 일괄 수리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사직 합의서에 따르면, 병원 측은 사직서 수리를 정부의 '전공의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 시점인 6월 4일 이후 '7월 15일'자로 확정했다.
다만 사직 수리 시점과 별개로 사직의 효력 발생 시점은 2월 29일로 명시하기로 했다.
사실상 "6월 4일 이후로 전공의 사직서를 수리하라"는 정부의 요청도 수용하면서 '2월 사직'을 요청한 전공의들의 요구사항도 일부 수렴한 셈이다.
또한 서울대병원은 급여 문제와 관련해선 '2월 결근에 따른 급여 환수', '연차 추가 사용에 따른 환수', '건강보험료 정산분' 등 병원과 정산해야 할 금액 일체를 8월까지 병원에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전공의들이 향후 병원을 상대로 어떤 민·형·행정상 청구와 권리주장, 민원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반대로 병원도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까지 전공의 공백으로 인해 발생한 진료상 혼란과 병원의 손해에 대해 전공의들에게 어떤 민·형사상 책임도 묻지 않겠다는 내용도 합의서에 명시됐다.
다만 현재까지 서울대병원 전공의 복귀 비율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대 교수는 "사직 효력 시점을 2월로 명시하긴 했지만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걸려 있어 지금 당장 복귀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 영상의학과, 피부과 등 인기과에서도 복귀 전공의가 1명도 없다"고 말했다.
한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는 "데드라인인 오후 6시까지 불과 3~4시간을 주고 결정하라고 통보해서 다들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며 "합의서를 보면 전반적으로 병원이 법적 문제를 회피하려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반응이 많다. 아마 무대응하게 될 듯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