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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개원의 등 자영업자들 몰락 심각...지나친 공포심 조성보다 한국의료를 믿고 차분한 대응을"

    [칼럼] 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보험부회장

    기사입력시간 2020-03-07 07:20
    최종업데이트 2020-03-07 07:3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사태의 시작, 급격한 반전 

    ​먼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들이 모두 무사하기를 기원하고 그들을 치료하고  예방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의료진과 방역당국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지난 1월 20일 오전 8시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우한시 신종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해외유입 확진 환자를 확인했다. 중국인 관광객이었다. 당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월 19일 중국 입국자를 검역하는 과정에서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의 환자를 발견해 검역 조사를 실시했다”라고 보고했다. 당시 우한폐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그 때만 해도 코로나19에 많이 알려진 것이 없었다. 중국에서 국내로 전해지는 정보도 많지 않았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표출하는 유튜브 개인방송에서는 중국 현지와 관련된 수많은 영상과 주장들이 있었다. 

    국내 전문가들 의견도 많이 갈라졌다. 대한의사협회는 1월 26일 첫 번째로 보도자료를 내면서 중국인들의 입국금지를 권고했고 의협은 총 7차례에 걸쳐 중국인 입국금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다른 의료전문가의 의견을 수용했다. 정보가 미흡한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와 정부는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양측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다고도 했다.

    코로나19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잠잠해 질 것 같아 보였다. 추가적인 확진자의 급증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는 과정에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9일 우한 교민 임시수용시설 방문 당시에도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경제 활동이나 소비 활동은 위축됨 없이 평소대로 해주셔도 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 12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했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방역 등에는 정부가 총력을 다해 대응할테니, 모든 불안은 정부의 몫으로 넘기고 국민은 안심하고서 일상적 경제활동에 전념해 달라는 메시지를 담은 일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구에서 비보가 전해오기 시작했다. 2월 17일 대구에서 환자 발생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31번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에 의해 신천지 교인과 청도대남병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확진되기 시작했다.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된다는 소식이었다. 급기야 2월 19일부터 25일까지 무려 11명의 사망자가 보도됐다. 연일 급증하는 환자수와 사망자에 대한 뉴스는 지금 이 순간까지 많은 한국인과 전 세계 사람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사망과 경기 불황 그리고 귀하신 마스크

    호흡기 감염병 발생을 예방하는 기본 수칙은 개인위생이다. 그중에서 기침할 때와 호흡할 때의 행동 수칙을 지켜야 한다. 이 때 제일 먼저 마스크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 하지만 정부든 어느 누구든 1월 19일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이후 마스크에 대한 관심을 두지 않았다. 개인위생은 강조하면서도 실제 필요한 것을 준비하고 생산하고 관리하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사망자의 급증을 보여주는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에 의해 마스크의 수요는 급증하고 국민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르게 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대통령이 나서서 마스크 문제 해결할 것을 언급했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다. 대통령의 한마디에 행정 공무원들이 나서고, 검찰이 나서고, 국세청이 나서서 마스크 공급업자들을 조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했다. 민간의 수요 공급 가격과 정부의 제시 가격이나 강제 수급이 자본주의를 뭉개버린 탓이다. 

    게다가 마스크 원자재의 가격이 급등했다. 3월 3일까지 정상적으로 공급되고 있던 마스크 공급자와 수요자와의 관계가 조달청에서 물량을 통제한다는 통보와 함께 일부 마스크 생산 업체는 폐업이나 생산중단을 선언해 거래가 끊기게 되기도 했다.

    한창 코로나19 감염 문제로 시끄럽던 지난 2월 16일 서울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대한검진의학회  '창립 11주년 기념 2020 춘계 학술대회가 열렸다. 약 400여명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였다. 모두 마스크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한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18일이 지난 현재까지 그 모임에서 감염되었다는 보고는 없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문제는 1월 19일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대응방식이 변하고 있다. 정부가 지자체에 제공하는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이 2개월도 되지 않아 7판이 나왔다. 준비 미흡도 있지만 신종 바이러스라는 사실 탓일 것이다.

    무엇보다 호흡기 감염의 문제는 마스크와 손씻기와 같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개인위생과 마스크를 강조한다면 마스크를 충분히 준비했어야 했다. 또한 중국인의 입국 제한은 둘째치고라도 한국인이 국내 이동하는 것을 자율적으로 제한하고 국외로 여행 자제를 권고했어야 한다. 정부와 대통령은 과도한 대응과 안심을 오락가락 해서는 안된다. 

    코로나19가 상륙한지 벌써 한달 반이 훌쩍 지났다.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대가는 매우 심각하다. 그 사이에 정부는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2.3%에서 2.0 %로 낮춘다고 한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50% 이상일 것이다. 직간접 추경 30조원으로는 각종 산업, 그리고 자영업자들의 몰락을 막을 수 없다.  

    의료기관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의 매출 반토막은 물론이고 외식업, 면세점, 여행업이나 항공업을 하는 사람들의 매출 감소 그리고 중국산 재료나 부품을 이용하는 업계의 생산중단 등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코로나19 감염자의 치사율은 0.7%이다. 모두 코로나19를 조심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막연한 불안감 조성보다는 한국 의료체계와 의사들을 믿고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 지나친 공포와 공포마케팅이라면 국민과 경제, 그리고 사회가 불안하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