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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곁 지키고 싶다"…소아응급센터장들 압수수색 재발 방지 호소하며 눈물

    필수의료 현장 압수수색 원칙적 제한∙전문가 의견 반영 촉구…11월 내로 가이드라인 나와야

    기사입력시간 2026-10-30 11:29
    최종업데이트 2026-10-30 11:29

    대한소아응급의학회 류정민 회장과 일부 센터장들은 기자회견 도중 눈시울을 붉혔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아주대병원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사태의 재발 방지를 촉구하기 위해 모인 소아응급센터 센터장들이 기자회견 도중 눈시울을 붉혔다.
     
    3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소아응급의학회 긴급 기자회견에서 류정민 대한소아응급의학회장은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던 중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였다. 아주대병원 이지숙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장을 비롯한 주변 센터장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날 대한소아응급의학회와 전국 소아응급센터장들은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사태가 의료진의 이탈과 젊은 의사들의 소아응급 분야 기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와 경찰에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류 회장은 "우리는 오늘 경찰과 대립하거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다"라며 "벼랑 끝에 몰린 소아응급 현장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적 기준과 약속을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응급실은 결코 성역이 아니며 진료 과정에 명확한 과실이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면 경찰 수사에 언제나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응급실은 365일 24시간 단 1초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사망한 아이를 치료했던 의료진을 처음부터 잠재적 범죄자로 가정하고 진료 구역에 들어와 영장을 집행하는 방식은 의료진을 극도의 공포와 위축으로 몰아넣어 방어진료를 하게 하고 최선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게 한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어떤 의사도 두려움 없이 중증 소아환자를 돌볼 수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픈 아이들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전국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협의회 김도균 회장은 "우리는 아이들의 곁을 지키고 싶다"며 "두려움 없이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될 수 있도록 국민과 언론의 공감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학회와 센터장들은 이날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의료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의 원칙적 제한 및 전문가 의견 반영 ▲임의제출이나 자발적 협조가 가능한 자료에 대한 무분별한 영장 집행 통제 ▲통상적인 환자 사망에 대한 과도한 현장 조사 관행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응급실 '성역' 아니지만 환아 피해 막아야…이번 사태 소아응급의료 인력 확보 '악영향'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이번 사태가 소아응급의료 인력 확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 박수현 공보이사는 "여러 지원 제도를 시행하더라도 이런 일이 한 번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의정사태 때도 힘들게 소아응급실을 지켰는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한다면 나도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동료들과 얘기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 초등학생 딸에게 ‘엄마가 이러다가 경찰에 잡혀가면 어떡해’라고 했더니 ‘그럼 이 일을 그만해야 할 것 같아'라고 하더라"며 "명확한 재발 방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아무리 지원책을 마련해도 젊은 의사들이 소아응급 분야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도균 회장도 "지금은 젊은 의사들이 전임의를 지원하고, 인턴들이 평생 업으로 삼을 전문과목을 선택하는 시기"라며 "11월 말부터 12월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시기에 이번 사태가 후배들에게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후배들과 의대생들에게 소아응급 분야에 함께하자고 설득하고 실습과 강의 현장에서도 노력해 왔다"며 "이런 사태 하나로 그동안의 노력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상황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김 회장은 "현재 소아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도 사태가 장기화하면 지칠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 1년 계약직 교수들인데 내년 2~3월 재계약 시기가 다가오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30일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사태에 대한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응급실은 압수수색 없이 자료 확보 가능…현장 출동 방식도 개선해야

    압수수색뿐 아니라 경찰의 응급실 현장 출동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공보이사는 "응급실에 직접 들어와 압수수색을 통해 어떤 자료를 확보하려 했는지 궁금하다"며 "전산실에 가면 기록과 수정 이력을 확인할 수 있고 CCTV도 있다. 소아 환자가 원인 불명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검시와 부검 절차도 진행된다"고 했다.
     
    이어 "전자의무기록은 수정하면 수정 이력이 남기 때문에 정확한 기록을 확인하려면 전산실에서 로그를 확보해야 한다"며 "응급실에는 여러 컴퓨터가 있고, 특정 컴퓨터 한 대에서 자료를 확보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아 환자는 사망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의료기관에서 경찰에 신고하고 검시나 부검 절차를 진행한다"며 "그런데 보호자 등이 112에 신고하면 경찰이 응급실을 강력범죄 현장처럼 취급하며 출동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의료진이 다른 시술을 하고 있는데도 현장 보존을 위해 모두 내려놓으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며 "압수수색뿐 아니라 경찰이 응급실에 출동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현재 마련 중인 수사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11월 말까지 공개해 달라고 촉구했다.
     
    류 회장은 "여러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경찰 관계자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며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 여러 이해관계자와 유관기관의 의견을 취합하기 위한 협의체를 빠른 시일 내 구성하고 결론을 내자는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박 공보이사도 "초반에 의료계 의견을 전달했다"며 "향후 가이드라인에 의료계 의견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확인해야 하고 반드시 포함돼야 할 내용도 있는 만큼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