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의대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전면 휴진에 돌입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도 오는 20일 집단휴진을 시작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실상 이번 대정부 투쟁은 전공의와 의대생을 시작으로 대학병원 교수들, 개원가, 봉직의 등 의료계 전 직역이 함께 참여하는 최고 수위 강경 투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이 같은 전면 집단 휴진 계획을 9일 전국의사대표자회의에서 논의해 최종 결의할 예정이다.
앞서 의협은 반차 휴진이나 주 40시간 단축 진료 등 각 지역 상황에 맞춘 자율적 참여 방식도 고민했다. 그러나 보다 강경하고 집중도 있는 투쟁을 위해 전면 휴진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회원 대상 휴진 찬반 투표 결과도 압도적 찬성이 예상된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찬성표가 70-80% 이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투표 참여 인원도 6만8030명으로 전체 회원의 50.3%에 이르며 단기간 역대 최고 참여율이다. 지난 2014년 3월 원격의료 저지 총파업 투쟁계획 투표자는 4만8861명, 2020년 의료 4대악 대응 설문조사 참여자는 2만6809명이었다.
만약 투표 결과가 압도적 찬성으로 나오면 향후 투쟁 전개 과정에서 의협 측에 힘이 실리게 되면서 대정부 투쟁이 장기화될 가능성 점쳐진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입장이 난처해졌다. 전공의 행정명령 등을 철회하면서 전공의 복귀를 유도했지만 전공의 복귀는 8명에 그쳤고 오히려 대규모 의료계 집단휴진 사태가 가시화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이 집중도 있는 투쟁을 위해 집단휴진 시기를 20일로 단일화했다. 이는 지난 3일 긴급 상임이사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이라며 "아마 큰 이변이 없는 이상 의대 교수들은 17일부터 무기한 셧다운에 들어가고 개원의와 봉직의들도 20일 파업에 돌입하는 수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5월 30일 임현택 의협 회장은 서울 대한문 앞 촛불집회에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의료농단 등을 막는 큰 싸움을 시작한다. 교수들도 기꺼이 동의해 주셨다"며 "전공의, 학생, 교수 뿐만 아니라 이젠 개원가, 봉직의들까지 본격적으로 이 큰 싸움에 나와주셔야 한다. 제가 가장 먼저 선봉에 서겠다"고 집단휴진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