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엔터테인먼트와 전자 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일본 소니(Sony Corporation)가 종양학 분야에서 새로운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아스텔라스제약(Astellas Pharma)이 소니의 고유 고분자 물질인 '키라비아(KIRAVIA)' 백본을 기반으로 ADC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키라비아 백본은 소니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시약 제조업체에 라이선스를 부여한 키라비아 염료(KIRAVIA Dyes)에서 개발한 유기 폴리머 기술을 사용해 제작된 물질이다.
소니 측은 자동 합성기를 사용해 3차원 구조를 프로그래밍하고 중합하기 때문에 설계의 자유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라 설명했다. 첨가할 수 있는 약물 수를 늘리면서도(고-DAR 달성) 여러 종류의 약물을 적재하고 수용성을 향상시키며(응집 방지), 세포 내 효소와 반응해 절단하는 등 안정성이 높다는 것이다. 소니는 기능적 특성을 가진 링커와 합성 및 선택적 약물 방출이 기대된다고 했다.
ADC는 항체 및 항암제와 같은 저분자 물질을 링커를 통해 결합하는 방식으로, 표적 세포에 항암제를 선택적으로 전달해 항암제의 효능을 높이고, 항암제가 정상 세포까지 공격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0년 화이자(Pfizer)의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치료제 마일로탁(Mylotarg, 성분명 겜투주맙)이 ADC로는 처음 승인을 받았으나, 불안정한 링커로 중증 간독성을 일으키는 것이 확인되며 2010년 시장에서 퇴출됐다. 2017년 재설계 후 더 적은 용량으로 다시 출시됐다.
소니 측은 "항체와 약물을 결합하는 링커를 만드는 기술은 더 나은 성능의 ADC를 개발하는데 핵심으로 꼽힌다"면서 "이번 공동연구는 키라비아 백본의 설계 유연성과 높은 용량 및 용해도 등 특성을 ADC 링커로 활용해 항암제를 표적 세포에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높은 약물 대 항체 비율(DAR)을 달성함으로써 치료 효능을 더 높이는 것을 목표한다"고 밝혔다.
소니와 아스텔라스는 2022년 7월부터 새로운 ADC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새로운 링커 기술에 대한 탐색 연구를 공등으로 시작했으며, 인간 암세포를 사용한 타당성 연구에서 기대되는 프로파일을 얻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키라비아 백본을 링커로 사용하는 ADC 플랫폼을 공동 개발 및 최적화할 예정이다. 아스텔라스는 개발 후보 물질에 대한 비임상 시험을 수행한다.
또한 양사는 ADC에 국한되지 않는 신약 개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소니의 첨단 기술과 아스텔라스의 제약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연구 파트너십 확대 논의를 계속하기로 합의했다.
소니 생명과학 및 기술 사업 부문 책임자인 카츠노리 오가와(Katsunori Ogawa)는 "소니의 생명과학 사업은 세포 분석 분야에서 상당하게 지식을 축적해왔다"면서 "이번 협력을 통해 소니는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항암제 개발에 소니의 기술력을 활용해 의료 및 신약 개발 분야에 기여하고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스텔라스 최고과학책임자(CSO)인 요시츠구 시타카(Yoshitsugu Shitaka) 박사는 "아스텔라스는 생물학, 치료 방식(therapeutic modality) 또는 기술과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질병의 조합을 식별하는 포커스 영역 접근법(Focus Area approach)이라는 다각적 관점에서 혁신적인 약물을 개발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적절한 치료 방식을 활용하는 능력이 더 강화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아스텔라스는 이미 파트너십을 통해 ADC를 개발에 시장에 출시한 경험이 있다. 시젠(Seagen)과 개발한 요로상피암 치료제 파드셉(PADCEV, 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이다. 2022년 파드셉 매출액은 4억5100만 달러였으며, 국내에서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