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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의대 교수노조 가능해졌다…아주의대 교수노조 '부활'

    학교 측이 항소심서 패소하며 법내 노조 지위 되찾아…의료대란 상황 '번아웃' 몰린 교수들에게 의미 커

    기사입력시간 2024-09-04 21:17
    최종업데이트 2024-09-04 21:17

    사진=아주대병원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지난해 법원 판결로 법외노조가 됐던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노동조합이 항소심에서 부활했다.

    의대 단위의 교수노조가 가능해지면서 의료대란으로 의대 교수들이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미가 큰 판결이란 평가가 나온다.
     
    4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 결과, 수원고등법원은 최근 학교법인 대우학원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경기지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 교부 무효확인 소송에 대해 각하 판결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학원이 해당 소송을 제기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한 것인데, 이에 따라 아주의대 교수노조는 한 달 뒤부터 법적 자격을 되찾게 된다. 지난 2023년 1월 법외 노조가 된 후 1년 8개월여 만이다.
     
    아주의대 교수노조는 지난 2021년 국내 최초의 의대교수 노조로 출범했다. 하지만 학교 측이 아주의대 교수노조 설립이 무효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고 수원지법이 1심에서 학교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법외 노조가 됐었다. [관련 기사=아주의대 교수노조 결국 ‘법외노조’ 됐다]
     
    의료계는 이번 판결에 따라 그간 불가능했던 의대교수 노조 설립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교원노조법에 따라 개별 학교 단위, 시·도 단위 또는 전국 단위 노조가 아닌 단과대별 교수노조는 불가능하다고 판결했었다. 
     
    법적 지위를 회복하게 된 아주의대 교수노조는 그간 중단됐던 학교 측과 교섭에 재차 나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전공의 공백 속에서 교수들의 근로 여건이 열악해진 만큼 교수노조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노재성 아주의대 교수노조 위원장(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학교 측이 대법원에 상고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동안 노조 활동을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조합원도 더 모으고 학교 측과의 교섭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의정 갈등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교수들의 근로조건 등에 대해 사측과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법원의 이번 판결은 의료계뿐 아니라 노동계 차원에서도 의미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각하 판결을 통해 노동청의 노조설립신고필중 교부라는 행정처분에 대해 사용자가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청은 앞서 1심에서 대우학원의 소송 제기가 현행 노조 설립신고주의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학교 측의 소송 자격 자체를 문제 삼았었다. 신고만으로 노조 설립을 가능하게 한 노조 설립신고주의는 노조의 자주성·민주성 확보를 위한 것으로 노동청이 노조설립신고를 수리했단 이유만으로 사용자의 법률상 이익이 침해됐다고 볼 수 없어 사용자가 소송을 걸 권한 자체가 없다는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