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면서 국가건강보험재정을 절감하는 바이오시밀러 도입 확대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용 확대에 영향을 미칠 가장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상호교환가능성(interchangeability)'이 꼽히지만 아직 이에 대해 뚜렷한 가이던스는 없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직 초안만 발표한 상태로 업계에서는 최종안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의약품의 상호교환가능성은 회원국의 권한인 대체(substitution)와 관련 있는 만큼 유럽의약품청(EMA)에서 특정 권고내용을 강조하지 않는다. 회원국 사이에도 아직 명확하게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의료 전문가인 의사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최신 업데이트된 내용을 중심으로 해외 학회들의 입장을 보면, 제네릭과 달리 바이오시밀러의 경우에는 상호교환가능성을 인정하더라도 자동 대체에 대해서는 대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치료에 있어서 의사와 환자 간 커뮤니케이션,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유럽종양학회(ESMO)는 상호교환가능성을 인정하지만, 자동 대체(automatic substitution)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ESMO는 "의사가 제품을 스위치되는지 여부와 시기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변경 또는 전환 결정은 반드시 의사가 제품에 대해 깊이 이해한 뒤, 환자에게 알리고 간호팀과 협력해 항상 면밀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모든 생물학적 제제의 특성이 고유하기때문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거의 가능성이 없지만 특정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고, 오리지널과의 차이로 치료기간 동안 제품이 변경되면 주어진 의약품에 대한 유효성이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ESMO는 "의사가 제품에 대해 충분히 정보를 제공받았고, 환자도 의사로부터 충분하게 설명을 받았으며, 간호사가 변동 사항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모든 부작용을 추적하는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에만 상호교환가능성과 스위칭을 허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생물학적 동등성과 상호교환가능성은 연방 차원에서 FDA 검토 후에 결정하고,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처방과 조제, 대체는 제네릭과 유사한 규제 과정에서 주 수준에서 규제하는 등 연방법과 주정부법으로 관리되는 만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상호교환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명확한 데이터와 과학적 타당성에 대한 부분을 강조한다.
다만 "FDA의 상호교환가능 지정은 처방자의 개입 없이 대체될 수 있음을 의미하지만 의사와 완자가 잠재적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반드시 인지해 정보에 입각한 치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는 바이오시밀러와 오리지널 간 면역원성 측면에서 임상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고, 물리화학적, 기능적, 약동학적 특성이 동일하기 때문에 단일 스위치가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보고있다.
그러나 "단일 스위치가 임상적 결과에 차이를 가져다준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환자의 관점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며 "환자와 의사의 사전 인식 없이 바이오시밀러로, 또는 바이오시밀러 간 전환을 시작하는 것도 안 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바이오시밀러 간 또는 바이오시밀러과 오리지널 사이의 다중 스위치에 대해서는 아직 레지스트리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유럽 의약품 시장 'Big 5(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국가 가운데 하나인 독일은 의사협회(BÄK) 차원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백서를 발표했다.
독일의사협회 약물의원회(AkdÄ)는 "바이오시밀러는 승인된 모든 적응증에서 치료 효능과 내약성, 안전성 측면에서 각각의 오리지널과 동일하고 유사하게 처방될 수 있다"며 더 비용 효과적인 바이오시밀러를 처방하고, 다음 처방 시 바이오시밀러로 변경하도록 권고했다.
단 의사가 환자에게 자세한 정보와 조언을 제공하는 것이 바이오시밀러 사용 및 처방을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다. 이것이 동반되지 않으면 근거없는 두려움으로 환자의 순응도를 떨어뜨리고 치료 성공을 방해할 수 있어, 자동 대체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또다른 Big 5 국가 중 하나인 스페인에서는 올해 소화기학회(SEPD)에서 염증성 장질환(IBD)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용에 대한 입장문을 업데이트했다.
이번에 업데이트된 입장문에서는 레미케이드(Remicade, 성분명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 램시마(CT-P13)에 대해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순응도 및 스위치된 환자 모두에서 바이오시밀러 CT-P13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SEPD는 이어 "바이오시밀러를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효과적이고 안전한 의약품 제공을 통한 환자의 건강권 지지 측면에서 의사와 환자 간 상호 대화가 항상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