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GLP-1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가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에서 주요 심혈관계 이상반응 위험을 20% 줄이는데 이어 심부전 증상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을 동반한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 STEP HFpEF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주 1회 세마글루티드 2.4㎎은 위약과 비교했을 때 심부전 관련 증상과 신체적 제한을 크게 줄이고 운동 기능을 개선시켰으며, 체중도 더 크게 감소시켰다.
이는 25~28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ESC) 학술대회에서 발표됨과 동시에 국제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됐다.
HFpEF는 전체 심부전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피로, 호흡곤란, 운동 능력 감소, 사지 부종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증상 및 신체적 제한 부담이 높다. 또한 HFpEF 환자의 대다수(80%)가 과체중 또는 비만을 동반하고 있는데, 이는 증상 부담 증가, 신체 기능 악화, 삶의 질 저하와 관련있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HFpEF의 증상과 신체적 한계를 측정하는 캔자스시티 심근병증 설문지 임상 요약 점수(KCCQ-CSS)가 크게 개선됐다.
수석 연구자인 미국 세인트 루크 중미 심장연구소 미하일 코시보로드(Mikhail Kosiborod) 박사는 "임상의가 HFpEF와 비만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이 질환은 쇠약해지는 증상과 기능적 제한으로 환자의 일상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번 소식은 심장 전문의들이 비만 환자의 HFpEF에 접근하는 방식에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날 수 있음을 예고한다. 이 취약한 환자 집단의 향후 임상 관리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근거를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연구에서 52주째 위고비 투여군의 KCCQ-CSS 평균 변화는 16.6점, 위약군은 8.7점으로 치료 효과 차이는 7.8점으로 추정됐다. 체중은 위고비군에서 13.3%, 위약군에서 2.6% 감소해 치료 차이가 10.7% 체중 감소로 추정됐다.
또한 52주 시점에서 위고비군의 6분 보행 거리(6MWD)는 평균 21.5m 증가한 반면 위약은 1.2m 증가해 20.3m 치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는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hsCRP)로 측정한 염증도 감소시켰다.
위고비의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연구와 일치했고, 위약 대비 위고비에서 중증 이상반응이 더 적게 관찰됐다.
노보 노디스크 마틴 랑게(Martin Lange) 수석 부사장 겸 개발 책임자는 "STEP HFpEF 결과 세마글루티드 2.4㎎이 HFpEF와 비만을 동반한 환자의 질병 부담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줘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결과는 세마글루티드 2.4㎎의 심혈관 결과 임상시험의 최상위 결과가 발표된 지 불과 몇 주 만에 나온 것으로, 체중 관리를 넘어 심혈관 치료를 개선할 수 있는 세마글루티드 2.4㎎의 잠재력을 강화한다. 앞으로 몇 달 동안 임상 커뮤니티 및 규제당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이러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는 8일 최대 5년 동안 주요 심혈관 사건(MACE) 예방을 위한 표준 치료의 보조제로 위고비 사용을 평가한 SELECT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위고비는 위약 대비 MACE 발생을 20% 감소시켰으며, 1차 평가변수의 세 가지 요소의 빈도를 모두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