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간호법 반대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가 27일 '간호법 제정 저지 총궐기대회'에 나서지만, 맏형 격인 의협의 투쟁동력이 약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 결과, 이번 27일 궐기대회에서 의협 측 회원 참여율은 매우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에서 2000여명, 응급구조사협회에서 1500여명, 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에서 1000여명 가량의 회원이 동참하는 반면 의협 측 참여 회원 규모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있다. 의협은 연대 내부적으로도 공식적인 참여 인원 수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궐기대회 규모도 상대적으로 적을 예정이다.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 예상 참여 인원은 최대 1만~2만명 수준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간호계 혼자 5만명 정도가 모였던 21일 간호법 찬성 총궐기대회와 비교되는 수치다.
이와 관련,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의협 참여 인원 수가 200~300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라며 "지난 5월 전국 의사 대표자 궐기대회 참여자 수와 비슷하거나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른 시도의사회장단 관계자는 "이번엔 지방에서 올라가는 의사 대표자들도 많지 않다. 간호법 이슈 자체가 의사들에게 파급력이 적고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지난 5월에 비해서도 회원들 관심 자체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나도 이번엔 (참여를 위해) 올라가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협이 투쟁보다 '협상'에 치우친 대외 전략을 밀어붙이다 투쟁동력 자체를 상실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화와 협상 등 관계지향적 외교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강경 투쟁의 준비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건복지의료연대 관계자는 "각 단체 내부적으로 참여 회원 수를 공유하자고 해도 의협은 이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숫자가 너무 적어 민망해서 얘기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상황에 따라 이번 궐기대회 이후 의협이 다른 단체들 보기 창피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궐기대회엔 간호협회와 달리 국회의원들도 일체 초청되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 21일 간호법 제정 총궐기대회에 더불어민주당에서만 24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한 것과 대비된다. 당시엔 국민의힘에서도 간호법을 발의한 최연숙 의원을 비롯해 10여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궐기대회가 특정 법안에 반대하는 성격이 뚜렷한 만큼 국회의원들 입장에서 선뜻 참여하기 부담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현재 의협 차원으로 공식적인 참여 인원 수를 공개하기 어렵다. 확인 절차를 거쳐 재차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이번 궐기대회는 간협과 경쟁 구도로 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얼마나 오는냐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