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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공백' 사태 초래한 정부, 지지율만 의식하고 정작 문제 해결은 뒷전

    브리핑 진행 의도 "실질적인 사안 수습 아닌 의료인 악마화하고 의료계에 책임 돌리기 위한 것"

    기사입력시간 2024-03-13 23:39
    최종업데이트 2024-03-14 10:4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대정원' 이슈가 총선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폭탄돌리기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의료공백 장기화의 책임소재가 어디로 돌아가는지에 따라 총선 결과에 영향이 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양측은 서로 책임 떠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의사집단행동 관련 정례브리핑'이 그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책임을 의료계로 전가하고 자신들의 정책을 홍보하는 장으로 변질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월 4째주 41.9% 최고점 찍고 40.2%로 하락…정부 지지율 박스권 갇혔나 

    13일 의료계와 정관계 등에 따르면, 총선이 3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의대정원' 이슈가 표심 공약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정부여당이 의대정원 이슈를 선점하면서 민주당은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신설 등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지만 정부의 선점효과에 밀려 큰 지지율 상승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한결같이 전공의 등 집단사직에 강경대응하는 모습에 대통령 지지율은 연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 나왔던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40%를 넘어섰다.  

    그러나 의대정원 이슈가 한달여 이상 길어지면서 상승하던 정부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혔다. 리얼미터가 11일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40.2%로 2월 4째주(41.9%)에서 최고점을 찍고 다시 하락 중이다. 

    의대정원 확대와 민생토론회 등으로 지지율 반등엔 성공했으나 전공의 사직에 교수들까지 나서는 등 의정갈등이 길어지면서 결국 반등 동력이 점차 상실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자 피해가 누적되고 깊어지는 갈등에 국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박민수 2차관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브리핑 대부분 시간 정부 보건의료 제도 개선 설명에 할애

    이에 정부는 책임소재를 의료계로 돌리면서 의료제도 개편을 통해 정부가 필수의료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공언하며 지지율 견인에 나선 모습이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2차관은 얼마 전까지 전공의와 의대생, 의사협회 집행부에 대해 강경한 법적 처벌을 언급하던 것과 달리 최근엔 의료제도 개편에 대한 설명에 브리핑 시간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이에 의사 집단행동 해결을 위한 관련 정례브리핑이 사실상 총선을 앞두고 정부 정책 발표 현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 차관은 13일 정례브리핑 내내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의원으로 이어지는 현행 의료 전달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설명했다. 브리핑 마지막에 잠깐 교수 집단 사직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실시 예정인 정책 설명에 올인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복지부는 ▲의료기관 종별 가산 수가제도 개편 ▲2차급 병원의 기능과 역량 강화를 위한 보상지원 확대 ▲전문병원 제도 전면 개편 ▲의원급 의료기관은 예방과 건강관리 기능으로 강화 ▲지역의료 혁신 시범사업 하반기 실행 등을 언급했다. 

    박 차관은 "의료전달체계 개편방향에 부합하도록 병원대상 평가와 규제를 혁신한다. 혁신의 기본 방향은 각 의료기관에서 필수의료 기능에 맞는 진료를 할 때 높은 평가를 받도록 해 필수의료 역할을 강화하는 데 있다"며 "세분화된 투입 지표 중심의 평가에서성과와 질 중심의 평가로 개편하면서 필수의료 기능을 잘 하는 의료기관이 확실한 가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책임소재 전가를 위한 발언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박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교수 등 의사들이 환자 죽음을 방치하는 것은 직업 윤리에 반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진행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토론회에선 "의대 교수들은 환자에게 등 돌린 전공의들을 왜 나무라지 않느냐"는 발언까지 했다. 

    정계 사정에 밝은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의 브리핑 자세 변화는 실질적인 사안 수습보단 떠난 의료인들을 악마화하고 문제의 원인을 의료계에 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정책 발표만 하지 말고 진정성 있게 대화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한 사직 전공의도 "정부는 전공의와 교수들이 현장을 떠나는 것이 문제라고 반복해서 말하지만 왜 이들이 현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선 자세히 말하지 않는다. 총선을 앞두고 책임소재를 전가하기 위한 꼼수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