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에서 초기에 발병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COVID-19) 환자들은 대부분 잠복기가 4일안팎으로 짧았으며, 재원일수도 12일~13일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현정희, 이정현, 박영준, 정은경)은 26일 질병관리본부가 발간한 '주간 건강과 질병'에 한국 초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환자 28명의 역학적 특성에 대한 역학관리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2월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가 공식적으로 SARS-CoV-2(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에 의한 폐렴, 즉 코로나19 환자가 27명 발생했다고 보고했고, 1월 13일부터 태국, 일본 등 해외 유입 환자가 발생했다.
국내는 올해 1월 20일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후 2월 14일까지 28명이 발생했다. 현재 2차, 3차 감염 등이 이어지면서 누적 확진자가 900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연구팀이 질본의 신고 및 감시자료, 즉각대응팀의 현장역학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초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28명 중 남자는 15명(53.6%)이고, 평균 연령은 42.6세(20~73세)였으며, 한국인이 22명(78.6%), 중국인이 6명(21.4%)이었다.
기저질환 여부를 보면 10명(35.7%)은 고혈압, 당뇨병, 천식, 만성비염, 이상지질혈증, 갑상샘기능저하증, 만성비염 등 1개 이상의 기저질환이 있었고 환자 중 1명은 폐암으로 수술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유입자 16명 확진자의 추정감염 장소는 중국 우한시가 11명(68.3%)으로 가장 많았고, 이중 중국 내 우한시장 방문력은 우한시 거주자였던 환자 1명, 우한 시내 의료기관 방문력이 있는 환자는 2명이었다. 이어 싱가포르가 2명(12.5%)이고 중국 주하이시 1명(6.3%), 태국 1명(6.3%), 일본 1명(6.3%) 순이다.
나머지 10명은 국내에서 추가감염 사례로 추정되며, 2명은 현재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
해외유입 감염자에 의한 1차 감염 환자가 7명(25.0%), 2차 감염 환자는 3명(10.7%) 이었다.
추정 전파장소는 집(7명, 70.0%), 식당(1명, 10.0%), 교회(1명, 10.0%), 기타(1명, 10.0%)로 확인됐다.
환자들의 초기 증상은 발열 또는 열감 9명(32.1%)이 가장 많았고, 인후통 9명(32.1%), 기침 또는 가래 5명(17.9%), 오한 5명(17.9%), 근육통 4명(14.3%) 순으로 나타났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무증상도 3명(10.7%)이었으며, 입원 후 실시한 영상 검사상 폐렴이 확인된 사례는 18명(64.3%)이었다.
이들의 평균 재원 일수는 12.7일(범위 8∼19일)로 나타났다.
초기 확진자 28명의 환자의 증상발생일을 보면, 발생일이 모호한 3명을 제외하고 25명의 최초 증상 보고는 모두 1월 10일이다. 이후 국내에서 해외유입환자로부터 감염된 환자의 증상이 처음으로 발생한 것은 1월 26일로 확인됐다.
국내 감염사례 10명 중 증상발생일이 불분명한 1명을 제외하고는 9명의 평균 잠복기는 4.1일(범위 2~9일)이었다.
연구팀은 "국내 초기 확진자들의 잠복기는 이전에 발표된 중국의 5.2일보다 짧았으며(HUANG 등, 2020), 환자들의 초기 증상은 대부분 경미하고 비특이적이었지만 감염력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한국 확진자들의 평균 연령은 42.6세로 49세, 55.5세, 59세 등으로 나타난 중국의 선행 연구보다 연령대가 낮았다(CHEN 등, 2020)"고 밝혔다.
연구팀은 "초기 확진자들 중 해외유입 외 추가 감염이 가족과 지인 등 관계가 가까운 사람과 식사, 거주 등 일정 시간 이상 같이 지낸 사람들에 의해 이뤄졌다. 즉 선행환자와의 상당기간 밀접접촉력이 있었다"면서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접촉자 격리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임상적, 전파경로에 대한 특성을 바탕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대한 조기발견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