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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사고 이력 공개? 신생아과·산부인과·심장내과 누가 하겠나"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 관련 법안 추진에 의료계 '우려'…"고위험 필수의료 기피 더 가속화할 것"

    기사입력시간 2026-07-29 06:59
    최종업데이트 2026-07-29 06:59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이 의료인의 의료사고 이력을 공개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의료계에선 사실상 필수의료 사형선고나 다를 바 없다는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은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의료사고 이력 공개 제도’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국민들이 의료기관을 선택하기 전 자신이 치료받게 될 의사의 의료사고 이력을 알 권리가 있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사고 관련 확정판결 이력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토론회를 개최하게 된 배경과 관련, 페이스북에 어린 시절 의료사고로 하반신 마비 장애를 갖게 된 사실을 밝히며 “개인적 경험이 우리 사회의 자산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의료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실제 해당 법안이 현실화할 경우 가뜩이나 인력난에 시달리는 신생아과 등 필수의료 분야는 사실상 씨가 마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필수의료는 진료 자체의 위험도와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데, 의료사고 이력 공개 제도가 현재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료진뿐 아니라 전공을 선택할 미래 의료인들까지 고위험 분야에서 돌아서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A 신생아과 교수는 “1년에 300~400명의 신생아를 진료하는데, 99%를 살려도 1%가 사망하면 나쁜 의사로 낙인찍힐 수 있는 것”이라며 “조금이라도 침습적이고 합병증 가능성이 있는 치료는 하지 말라고 하는 셈이다. 필수의료는 더욱 기피하고 미용 시장으로의 쏠림은 심화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중증환자가 집중되는 의료기관과 진료과일수록 판결 이력이 많아 보이는 구조적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B 산부인과 교수는 “권역모자의료센터나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환자를 주로 치료하는 만큼 합병증과 사망, 의료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판결 이력만 공개하면 고위험 진료를 많이 한 의료인이 의료사고가 많은 의사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확정판결 여부 역시 소송 제기와 환자의 대응, 보험 가입과 합의 여부 등 다양한 요소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의료의 질을 평가하는 적절한 지표로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의료진의 방어진료를 심화하고 중증환자의 진료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명과 직결되는 응급 시술 분야에서는 제도 도입이 신규 인력의 진입을 사실상 차단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좋은삼선병원 심혈관중재시술연구소 배장환 소장(순환기내과 전문의) 역시 “심혈관 중재시술을 하는 의사들 중 소송에 걸려보지 않은 의사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의료소송이 흔한 나라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심혈관 중재시술을 하겠다는 의사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보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미국도 50개 주 중 일부 주에서만 의료소송 이력을 공개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며 “법안이 미치게 될 중증의료 체계의 붕괴 효과를 한 번이라도 고민해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