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에서 비롯된 비상의료체계에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금을 투입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지급해야 할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은 단 33%만 교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에 따르면 2024년도 정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지급해야 하는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은 총 12조 1658억원이나 11월 현재 교부액은 총 5회에 걸쳐 4조 500억원으로 겨우 33% 정도 넘게 교부된 상태다. 미지급된 국고지원금은 총금액의 67%인 8조 1158억원인 것이다.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에 대한 법적 근거는 지난해 2월 13일부로 일몰됐다가 건보노조와 노동시민사회 등의 노력으로 5월 건강보험 정부지원법이 여야합의를 통해 통과되며 다시 마련됐다.
그러나 정부는 올해도 제대로 국고지원을 교부하지 않고 있고, '2025년 예산(안)'에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을 법정지원금 비율 14%인 12조 2590억원이 아닌 12.1% 수준인 10조 6211억원을 편성해 2025년도 예산에 1조 6379억원을 과소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정부 행태로 인해 2015년부터 올해까지 건강보험 정부지원금 미달금액은 10년간 18조 4753억원에 달하고 있다.
건보노조는 "정부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연말까지 미지급 금액을 모두 교부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나 긴축재정과 부자감세로 정부의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황에 정부지원금 전액이 지급될지 걱정이 앞선다"며 "문제는 '의료개혁'이란 명분으로 보험료의 주체인 국민의 동의 없이 '국민 혈세 건강보험료'를 의료대란의 사태 수습 비용으로 쌈짓돈 마냥 흥청망청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건보 재정으로 분만·소아, 중증·응급, 고난도 필수진료 등 집중 보상이 필요한 분야에 1조 2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또 정부는 향후 5년간 재정 10조원, 건강보험 20조원 등 총 30조원 이상 투자할 것이고, 현행 건강보험 준비금 규모 등을 고려해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의료사고 대응책과 실손보험 구조개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건보노조는 "정부는 이로써 국민들의 불편함이 최소화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2024년도 말까지 예상되는 약 30조의 준비금은 2026년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단기 적자전환을 위한 준비금일 뿐, 2차 의료개혁에 따른 상급종합병원 지원에 사용될 예산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의 막대한 금액이 투입되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사태의 책임 당사자인 정부는 건강보험 국고지원을 이행하지 않은 채 의료보장의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정부가 아닌 국민들에게 각자도생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건보노조는 "정부는 2024년 미지급된 8조 1158억원의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을 조속히 지급하라"며 "이를 통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유지·확대하여 제도를 강화해야 하며, 국민의 실질적 의료비 부담을 감소시켜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 마땅히 국가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