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19년 상반기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텍의 인수합병(M&A) 동향을 분석한 결과 대형 거래 덕에 전체 거래 금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분기 들어 M&A 활동이 부진해지면서 거래량은 크게 줄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밴티지(Vantage)가 최근 올해 상반기 제약사들이 M&A에 지출하기로 한 금액은 총 1730억 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년 간의 총 거래 비용을 능가하는 수치다. 특히 1분기 740억 달러 규모의 BMS(Bristol-Myers Squibb)-세엘진(Celgene) 인수합병, 2분기 630억 달러 규모의 애브비(Abbvie)-엘러간(Allergan) 인수합병과 같은 대형합병( mega-merger)의 영향이 컸다.
반면 거래량 측면에서는 둔화세를 보였다. 1분기에는 M&A가 40건 진행됐지만 2분기에는 22건으로 반토막났다. 이는 최근 10년 간 분기별 거래건수 중 가장 적은 수치다. 그럼에도 2분기 전체 거래액은 811억 달러로 1분기 약 950억 달러와 비교했을 때 그 차이가 크지 않았다.
상반기 가장 화제를 보았던 M&A는 BMS의 세엘진 인수다. 두 회사는 2019년 1월 시작과 함께 740억 달러의 대규모 거래를 발표했다. BMS는 인수합병을 통해 대표적인 다발성골수종 치료제인 레블리미드(Revlimid, 성분명 레날리도마이드)를 비롯해 세엘진이 2018년 주노 테라퓨틱스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CAR-T 치료제 JCAR017, 오자니모드(ozanimod), 루스파터셉트(luspatercept), 페드라티닙(fedratinib) 등 다양한 신약후보물질을 확보하게 됐다.
다음은 애브비의 엘러간 인수 소식이다. 대표 품목인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의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유럽에서 매출이 감소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엘러간을 인수해 매출 기반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애브비 측은 2020년 300억 달러 이상을 시작으로 향후 10년간 높은 한자릿수대 연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외에도 화이자(Pfizer)와 로슈(Roche), MSD(Merck & Co.) 등이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M&A를 진행했다.
화이자는 각각 114억 달러와 8억 달러에 미국 바이오텍인 어레이 바이오파마(Array BioPharma), 스위스 바이오텍인 테라콘 홀딩(Therachon Holding AG)을 인수했다. 어레이는 상업화 단계 바이오제약사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암 및 기타 질환을 치료하는 저분자 의약품 개발 전문 기업이다. BFAF 변이 흑색종 치료제인 BRAFTOVI(encorafenib), MEKTOVI(binimetinib)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고, 다양한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30개가 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테라콘은 임상단계 바이오 회사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로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후보물질인 연골무형성증 치료제와 단장증후군 치료제를 가지고 있다.
로슈는 48억 달러에 유전자 치료제 회사인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를 인수한다. 스파크는 2017년 유전성 질환 치료제로는 첫 유전자 치료제인 럭스터나(Luxturna) 승인을 바으면서 상업화 단계에 들어섰다. 이번 인수로 로슈는 스파크가 가진 다른 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까지 확보하게 됐다.
MSD는 항암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펠로톤 테라퓨틱스(Peloton Therapeurics)와 이뮨 디자인(Immune Design)을 각각 22억 달러와 3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뮨 디자인은 인체의 면역체계가 질병과 싸울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생체내(in vivo) 접근법을 개발하는 면역치료제 회사다. 펠로톤은 HIF-2α(hypoxia-inducible factor-2α)를 표적하는 신규 소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리드 후보물질인 PT2977은 경구용 HIF-2α 억제제로 신세포암에 대한 후기 임상이 진행 중이다.
밴티지는 분석 자료에서 "올해 초 시행된 라이센싱 거래 관련 분석에서도 침체 조짐이 감지됐다. IPO 시장은 활발하지만 벤처 자금 감소와 더불어 산업계 플레이어들이 지출에 관해 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러한 분석은 바이오텍 붐의 그림자 측면에서 분석된 것이기는 하나, 보다 정상적이거나 지속가능한 투자 및 지출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비현실적인 가치 평가에 대한 욕구 부족도 거래 둔화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동시에 어레이와 록소같은 회사들이 빅파마가 원할때 막대한 거래금액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다만 이러한 규모의 거래는 예외적인 것으로 매년 M&A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은 더 작은 규모의 거래들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