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의사 국가시험 연구용역에 CT영상 분석 문제가 포함돼 논란이 커진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가 한국보건의료인력국가시험원(국시원)을 통해 5년 치 한의사 국가시험 문제를 제공 받아 연구에 착수했다.
한특위는 국시원의 무책임한 한의사 국시 관리 실태에 대해 고발하고 개선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오는 17일 의협 용산임시회관 7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특위 김교웅 위원장은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보 공개청구를 통해 최근 5년 치 한의사 국시 출제 문항을 국시원으로부터 받았다. 이를 철저히 분석해 그동안 의료법 위반 소지는 없는지, 타 직역과의 업무 영역 침해 사례는 없는지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한의사 국시 문항에 대한 문제제기를 위해 국시원을 방문했지만 연구는 연구일 뿐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개선의 의지가 없다"며 "한의사 국시 출제 문항들을 분석해 위법 요소나 업무영역 침해 소지 등을 철저히 밝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특위는 이번 기회에 국시 자체가 변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한의사 국시 연구용역 사태가 단순히 한 개인의 주장에 그쳤다면 이렇게 까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전문가 영역의 국가시험에 대한 문제이고 국시 출제 경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국시원 연구용역이 이렇게 엉터리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시 출제 경향 자체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두 푼도 아니고 3500만 원씩이나 재정을 들여가며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가 출제 경향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되는 것"이라며 "현재 의료법 내 면허 체제 안에서 문제가 나오고 그 영역을 넘어서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시 문제 출제는 새로운 의사, 한의사들의 공부 방향과 시험, 면허와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문제 안에서 직역 간 구분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으면 이는 환자한테 피해가 간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국시원의 태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국시원을 방문했을 때 이미 국시원도 문제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단순히 '노력하겠다'는 정도 답변만 늘어놓고 지금까지 전혀 개선의 움직임이 없다"며 "연구는 연구일 뿐이라는 태도가 아니라 연구용역에 문제가 생기면 과감히 연구 리젝트(폐기)를 해야한다. 국가 재정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국시원도 각 직역 출제 문항 관리와 출제 방향 연구에 대해 명확히 관리하고 국시원에 대한 관리 책임이 있는 보건복지부도 국시원이 면허체계 내에서 제대로 출제를 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한의사 국시 개선방안 연구용역이 공개되면서 연구에 포함된 출제 문항 예시가 한의사의 의료기기 영상 판독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의사가 뇌 CT(컴퓨터단층촬영장치)와 MRI(자기공명영상장치) 등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진단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단독] 한의사 국시에 CT 진단 문제 출제?…국시원 연구용역서 한의사 국시 개정 주장]
또한 국시 기출 예시 문항에 포함된 뇌CT 영상은 출처 기재 없이 인터넷에서 도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도용 과정에서 정보도 임의적으로 변경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커졌다. [관련기사=한의사 CT문제 의료계 격분 "실제 악성종양 환자...수술시기 놓치고 한약 처방하게 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