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의사들의 피부미용 불법 시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최근 리쥬란, 필러 등 시술을 광고하는 한의원이 늘면서 의료계가 강경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13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A 한의원은 최근 보건소를 통해 리쥬란 시술 광고 관련 행정지도를 받았다. A 한의원은 최근 리쥬란 시술을 한다는 내용을 광고해왔다.
그러나 조직수복용생체재료 의료기기(4등급) 품목으로 허가 받은 리쥬란은 한의사에 의한 시술이 불법이다.
보건소 의약과 관계자는 "A한의원을 조사해본 결과 한의원 원장은 리쥬란 시술을 한다는 내용을 명시해 왔다. 다만 한의원 측에 따르면 리쥬란 시술이 아닌 리주약침이라는 약침 치료를 한다는 답변을 받아 리쥬란이란 문구를 모두 리주약침으로 수정하라고 행정지도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A 한의원 이외에도 인터넷, SNS 등을 통해 리쥬란, 필러 등 시술을 한다는 한의원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리쥬란과 같은 4등급 의료기기인 필러 역시 한의사에 의한 시술이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례까지 나온 바 있지만 일선 한의원에선 여전히 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14년 필러 시술을 한 한의사 정 모씨에 대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필러 시술이 얼굴 미관의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시술이기 때문에 한방치료 목적과 별개이며 필러에 쓰이는 약물도 한약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같은 한의사들의 피부미용 시술 확대 시도는 대한한의사협회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 한의협은 최근 꾸준히 한의사가 피부미용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한의협 한홍구 법제부회장은 지난해 한 토론회에서 '한의사가 피부미용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상대적으로 피부미용에 몰려 있는 의사들이 필수의료에 재배치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내놨다.
덩달아 서울시한의사회도 최근 한의사를 대상으로 미용치료기기 사용법 유료강좌를 개최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노환규 위원장은 "우선 A한의원의 실제 리쥬란 사용 여부를 조사할 필요가 있고 만약 사용했다면 의료법 위반이 된다"며 "약침을 통해 주사했더라도 리주약침이란 것은 식약처의 허가를 받지 않고 임의로 제조한 주사제다. 이런 것들이 환자 몸에 주사된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실제 불법 시술을 자행하는 한의원에 대한 고발 조치를 예고했다. 황 회장은 "대법원은 초음파 진단용 기기에 대해서만 새로운 법원 판단기준을 적용하고 침습적인 피부미용 치료수단은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는 환자에게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크다. 리쥬란, 필러 등 불법 시술을 한 한의원을 고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