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 inno.N(HK이노엔)은 미국·캐나다 등 북미시장에 대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기술수출 계약은 미국 소화기의약품 전문 제약기업 세벨라(Sebela US Inc.)의 자회사인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Braintree Laboratories Inc.)와 체결했으며, 총 계약규모는 6400억원(5억4000만 달러)규모로 케이캡이 이룬 단일 계약 중 가장 큰 규모다.
HK이노엔은 계약금과 함께 임상·허가 및 매출 단계별로 기술료를 수령하고, 매출에 따라 로열티도 받는다. 계약 기간은 미국 내 제품 발매 후 15년이다. 미국 진출용 케이캡의 원료도 HK이노엔이 공급할 예정이다.
미국 제약기업 세벨라의 소화기 의약품 전문 자회사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는 대장내시경 하제(SUTAB®, SUPREP® Bowel Prep Kit)를 포함해 광범위한 소화기의약품 포트폴리오를 개발·출시하고 있다. 모기업인 세벨라는 미국 시장 내 폭넓은 영업마케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케이캡이 현지에서 임상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출시 등에 있어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앞서 HK이노엔은 중국과의 케이캡 기술수출로 약 1133억원(9500만 달러), 멕시코 등 중남미 17개국 완제수출 약 1000억원(8400만 달러),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기타 아시아권 국가 수출 약 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번 북미 계약까지 합치면 국산 신약 케이캡이 쌓아올린 글로벌 수출 규모는 1조원 대에 달한다.
또한 이번 기술수출로 케이캡을 선보인 지역이 대한민국을 포함해 27개국에 이른다. 이미 중국에서는 현재 분류1 신약 허가 막바지 단계로, 내년 상반기 중 출시를 앞두고 있다.
케이캡은 P-CAB(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지난 2019년 대한민국 30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출시한 지 만 2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누적 1000억원의 원외처방액을 돌파하며 국내 소화성 궤양용제 가운데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월간 100억원을 넘어선 104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 연간 누적 98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현재 북미지역에는 현재 PPI계열(프로톤 펌프 억제제)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만 출시돼 있다. 문제는 PPI 계열 제품에 효과를 얻지 못하는 중증 이상의 가슴쓰림 증상을 가지거나 심각한 식도 점막 손상을 보이는 환자 군이 전체 위식도역류질환자의 약 4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한계를 뛰어넘을 새로운 제품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높은 상황인만큼, P-CAB계열인 케이캡이 시장에 진출할 경우 빠른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HK이노엔 강석희 대표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K-신약 케이캡의 기술을 수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내년에는 중국을 시작으로 주요 국가에서 케이캡이 본격 출시되는 만큼 한국에서 잘 키운 케이캡 씨앗이 세계 곳곳에 뿌리내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 수출을 진행해 온 K-CAB사업추진본부의 김보현 팀장은 "앞으로 유럽을 포함해 2028년까지 100개 국에 케이캡을 수출하는 것이 목표로 적응증 확대 연구, 차별화 임상, 다양한 제형 개발 등을 통해 블록버스터 신약 케이캡의 글로벌 위상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