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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제 승인…차세대 후보군은 덱사메타손·항체치료제?

    부작용 등 논란 불구 대규모 임상연구 치료 효과 인정…덱사메타손, 영국‧일본서 효과 입증

    기사입력시간 2020-10-31 09:34
    최종업데이트 2020-10-31 09:35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 <사진=서울대병원>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어디까지 왔나 

    ①아스트라제네카 vs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개발 승자는…올해 말 임상3상 결과 발표
    ②렘데시비르 코로나19 치료제 승인…차세대 후보군은 덱사메타손·항체치료제?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정식 승인을 받았다. 아직 효능과 부작용 등 논란이 여전하긴 하지만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치료 효과가 검증된 것은 렘데시비르가 유일하다.
     
    최근 렘데시비르와 더불어 차세대 코로나19 치료 약물 후보군으로 불리는 덱사메타손의 치료 효과도 발표되면서 코로나19 완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도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이 3차 임상연구에 돌입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렘데시비르, 미 FDA 승인…대규모 임상연구서 효과 첫 검증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항바이러스 약물인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렘데시비르 제조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주로 코로나19로 인해 입원 치료가 필요한 성인 환자를 상대로 사용하기 적합하다.
     
    렘데시비르는 지난 5월 FDA에 의해 긴급사용승인을 받았고 그동안 중증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다른 약물들과 함께 보조 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이번 렘데시비르 치료제 승인은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받은 최초의 약물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간 치료 효과가 있다는 후보 약물은 많았지만 공식적으로 치료효과가 입증되지 않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치료 보조 목적으로 간간히 사용되던 것이 대부분이다.
     
    반면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가 검증된 약물은 렘데시비르가 처음이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가 주도, 총 10개국 1063명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회복기간을 평균 4일정도 단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14일 후 치사율도 5% 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실험은 이중맹검과 위약 대조군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비교적 정확하게 분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플란-마이어 분석'을 통한 렘데시비르의 회복 추정치. 사진=NEJM

    미 NIH 한국 임상시험 책임자였던 서울의대 오명돈 감염내과 교수는 연구 결과가 공개될 당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표준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임상시험은 가장 수준이 높은 이중맹검으로 위약 대조군 연구 디자인으로 렘데시비르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평가했다.
     
    오 교수는 "렘데시비르로 회복된 환자는 퇴원이 가능하거나 산소치료가 필요없는 상태였다"며 "회복이 4일 단축됐다는 것은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등 의료자원이 그 만큼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다. 의료 시설이 절실한 판데믹 상황에서 매우 의미있는 효과"라고 전했다.
     
    이 같은 결과에 힘 입어 우리나라도 지난 6월 3일 렘데시비르에 대한 특례수입을 결정하고 치료제 자격으로 국내 수입을 결정했다. 의약품 특례수입은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위기상황에서 아직 허가되지 않은 의약품을 수입하는 제도다.
     
    렘데시비르 부작용 논란은 여전…WHO “렘데시비르 치료 효과없다”
     
    그러나 렘데시비르를 둘러싼 부정적 의견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결과다.
     
    WHO는 코로나19 입원환자 1만1266명을 대상으로 연대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입원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다고 결론 지었다.
     
    WHO에 따르면 30개국 500여곳의 의료기관에서 다국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러나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항바이러스제인 인터페론 등 모든 후보군에서 치료에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다.
     
    이 외에도 렘데시비르와 관련된 부작용 논란도 지속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임상시험에서 메스꺼움, 구토, 직장 출혈을 포함한 일시적 위장관 증상과 간 손상 등 부작용이 보고됐다.
     
    또한 중국 선전 산부인과·아동건강관리병원과 선전 제2인민병원의 동물 연구결과에 따르면 렘데시비르가 남성 정자 수와 운동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덱사메타손, 차세대 치료제로 급부상…영국‧일본 등에서 효과 인정
     
    렘데시비르 이외 일부 효능을 입증 받은 치료제 후보군은 스테로이드계 소염제인 덱사메타손이다.
     
    WHO는 지난 6월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의 임상시험에서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환자의 생존률을 높이는데 효능이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흡기를 부착한 코로나19 환자 8명 중 1명에게서 유의미한 증상 회복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면역억제 등 부작용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도 "코로나19 치료제 중 렘데시비르와 더불어 덱사메타손은 사망률 감소 효과가 있다"며 "이외 아직 효과를 인정할 만한 치료제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덱사메타손은 영국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에 대한 표준 치료제로 쓰이고 있으며 일본 정부도 렘데시비르에 이어 두 번째로 덱사메타손을 공식 치료제로 인정했다.
     
    다른 후보군으로는 항체치료제가 꼽힌다. 지난 13일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 중이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도 임상 3상에서 시험이 종료됐다. 하지만 미 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AID)에 따르면 해당 치료제는 코로나19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낮을 뿐더러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