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올해 상반기 BMS(Bristol-Myers Squibb)-세엘진(Celgene) 인수합병(M&A), 애브비(Abbvie)-엘러간(Allergan) 인수합병과 같은 대형합병(mega-merger)의 영향으로 최근 3년간 전체 거래 비용을 능가하는 M&A 계약이 체결됐다. 그러나 3분기 들어 이러한 대형 구매가 사라지고 M&A 시장이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 밴티지(Vantage)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M&A 동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2019년 3분기 총 36개 제약·바이오 기업이 M&A 체결을 발표했으며, 그 가치규모는 총 84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몇년간 거래액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분기 규모가 가장 큰 딜은 룬드벡(Lundbeck)의 앨더(Alder BioPharmaceuticals) 인수로, 19억 5000만 달러였다.
올해 1분기에는 40개 기업이 922억 달러, 2분기에는 28개 기업이 811억 달러 규모의 M&A를 체결하면서, 바이오테크 붐의 정점을 찍었던 2015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활동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740억 달러 규모의 BMS-세엘진 딜이나 630억 달러 규모의 애브비-엘러간 딜에 의한 효과였다.
반면 3분기 M&A 딜 상위 5개 기업의 거래액을 보면 ▲룬드벡-앨더 20억 달러 ▲길리어드(Gilead Sciences)-갈라파고스(Galapagos) 11억 달러 ▲버텍스(Vertex)-세마(Semma) 9억 5000만 달러 ▲스웨디시 오펀 바이오비트럼(Swedish Orphan Biovitrum, Sobi)-도바(Dova Pharmaceuticals) 9억 1500만 달러 ▲노바티스(Novartis)-IFM 듀(IFM Due) 8억 4000만 달러로, 대형 합병은 없었다.
밴티지는 "3분기 수치는 2019년 초 지출이 급증한 뒤 집단적인 일시중단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가치는 그렇지 않지만 최소한 거래건수는 다시 활기를 띄었다"면서 "그러나 분기 거래건수가 36건에 불과해 M&A 활동의 기본 수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아마 구매자들은 밸류에이션이 더 낮아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바이오하벤(Biohaven)과 유니큐어(UniQure)도 올해 인수 목표로 기대됐지만 여전히 가격이 더 낮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3분기 제약회사들이 사들인 회사의 파이프라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 까.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전문 덴마크 제약회사인 룬드벡은 약 20억 달러에 편두통 치료에 집중하고 있는 미국 바이오회사 앨더를 인수했다.
앨더의 대표 파이프라인인 엡티네주맙(eptinezumab)은 분기마다 30분 정맥주사하는 단클론항체(mAB)로, 성인 편두통 예방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편두통 조절 및 시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CGRP)를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올해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승인신청서를 제출해 현재 검토 중이며, 승인받으면 편두통 예방을 위한 첫 정맥 CGRP요법이 된다.
앨더는 또다른 편두통 치료 후보물질로 PACAP(pituitary adenylate cyclase-activating polypeptide)를 억제하도록 설계된 단클론항체 ALD1910도 개발하고 있다. 룬드벡은 에비네주맙과 ALD1910이 룬드벡을 편두통 및 기타 통증 증후군의 신생 리더로 확립하는데 도움줄 것으로 기대한다.
희귀 유전성 질환인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바이오텍 버텍스는 제1형 당뇨병 치료제에 약 10억 달러를 베팅했다.
버텍스가 인수한 세마는 미국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 더글라스 멜튼(Douglas Melton) 교수가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제1형 당뇨병을 완치할 수 있는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줄기세포에서 인슐린 생산 베타 세포를 생성하는 멜튼 박사의 방법을 발전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세포를 간내 직접 이식하거나 최첨단 세포 장치 및 면역 보호 전략과 결합시키는 것에 대해 연구 중이다.
올해 6월 국제줄기세포연구학회(International Society for Stem Cell Research, ISSCR)에서 비인간 영장류와 돼지 모델에서 인간 줄기세포 유래 췌도세포를 테스트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 2가지 리드 프로그램에 대한 전임상 개념증명 성과를 발표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희귀질환 전문 제약회사 소비가 인수한 도바는, 혈소판 수를 증가시켜 혈소판 감소증 치료에 사용되는 2세대 저분자 트롬보포이에틴(TPO) 수용체 작용제를 상용화하기 위해 2016년 설립된 미국 회사다.
2018년 5월 FDA로부터 만성간질환을 가진 성인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로, 2019년 6월에는 성인 만성 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또한 화학요법의 흔한 부작용이면서 현재 치료제가 없는 화학요법 유도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밴티지는 "3분기 부진이 일시적인 상황 변화가 될 수 있지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반경쟁적 인수로 간주하면서 몇 가지 대형 거래가 아직 성사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투자자들은 M&A 활동이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특히 감독당국이 계속 이를 드러낸다면 추가적인 침체는 2020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