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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교류: 학술담당자, 제품의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 의사의 처방 판단에 도움

    [칼럼] 정형진 바이엘코리아 메디컬 디렉터·가정의학과 전문의

    기사입력시간 2020-08-19 13:12
    최종업데이트 2020-08-19 17:5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지난 3회에 걸쳐(연재를 시작하며, 의학부의 목표와 역할, 의학부 조직) 의학부의 전반적인 개요를 설명했다. 앞으로 학술교류편, 임상연구편, 약물감시편, 내부협업편으로 크게 나눠 제약회사 의학부의 구체적인 업무와 활동을 소개한다.

    학술교류편 첫번째 칼럼으로 학술교류의 의미와 목적, 학술교류 주제 및 학술담당자의 역할 등을 소개한다. 

    제약회사 영업담당자는 병원별로 배치돼 자사 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의사에게 전달한다. 의학부 학술담당 직원의 역할도 제품 정보 전달이 기본이므로 영업담당자와 학술담당자의 역할에 혼선이 있을 수 있다. (실제 많은 의사들이 두 담당자의 소속과 역할을 구별하지 못한다.)

    예전에는 영업담당자를 의학 대변인(Medical Representative, MR)이라 불렀는데 병원 일선에서 직접 의사를 만나 제품 정보를 설명(detail)하고, 학술담당자는 본사에서 근무하므로 바로 고객 방문이 어려워 영업담당자가 일차적인 의학·학술 담당자의 역할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업담당자는 제품 허가사항을 벗어난 정보(off-label information)를 다룰 수 없고 제품이나 경쟁품과 관련된 전문적인 학술 정보를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다. 또 의사는 필요한 정보를 회사 내 전문가에게 빨리 얻기를 원하고 자사 제품 정보뿐 아니라 경쟁품, 개발 중인 약물, 임상연구 지원 등 다양한 주제를 깊이 있게 논의하기 원하면서 학술담당자의 필요성이 증가했다.

    특히 북미나 유럽 등 제약시장이 일찍부터 발달하고 국토가 넓어 본사 담당자가 바로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그 지역 의사를 빨리 방문할 수 있는 학술담당자를 별도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영업담당자의 목표는 의사가 자사 의약품의 적응증(indication)에 맞는 환자에게 제품을 처방하게 하는 것이고, 목표 달성에 따른 성과급을 받는다(판촉적; promotional). 의학부 학술담당자는 제품 정보뿐만 아니라 해당 치료 영역과 임상진료 환경에 대한 이해 및 다른 약물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에게 근거에 기반한 균형 있는 정보를 전달하며, 매출액을 성과 목표로 설정하지 않는다(비판촉적; non-promotional). 

    학술담당자의 역할은 의사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처방하는 의사가 제공된 약물 정보와 환자의 임상상황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약물을 선택하도록(informed decision) 돕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학술담당자는 사업부서가 아닌 의학부 소속이며, 의학자문의(Medical advisor, Therapeutic area physician/expert)나 의학학술교류자(Medical & Scientific Liaison, MSL)가 해당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에 MSL은 영업담당자처럼 특정 지역·병원을 배정받아 주기적인 학술교류를 담당하므로 현장기반 학술담당자(field based medical)라 하고, 주로 내근 업무 위주인 의학자문의와 구별되고 있다.

    학술교류(scientific exchange/interaction)에서 '교류'의 의미는 양방향이다. 학술담당자가 일방적으로 제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와 질의응답 및 토론을 통해 깊이 있는 제품 정보를 전달하고 의사의 식견(insight)을 끌어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교류’라고 표현한다.

    또 하나 중요한 수식어는 ‘동료간’(peer to peer) 교류인데, 학술담당자는 실제 의사가 아닌 경우가 많지만 의사와 동료로서 학술교류가 가능할 만큼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서 전문성은 의약품을 넘어 연구개발, 제약산업, 임상진료 환경, 임상 연구, 컴플라이언스 등 다양한 지식이 필요하므로 학술교류 담당자의 자격도 중요하지만 회사에서 잘 교육·훈련돼야 한다. 

    학술담당자가 교류하는 고객은 자사 의약품과 관련된 모든 의사가 아니라, 임상진료 경험이 풍부하고 연구나 출판 실적이 많아 다른 의사에게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다(Thought Leader; TL or Key Opinion Leader; KOL). 이들은 병원이나 학회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으면서 진료, 연구 및 외부 활동으로 항상 바쁘므로 만나기도 어렵고 만나더라도 많은 시간을 교류하기 어렵다.

    학술담당자는 전문적인 지식뿐 아니라 제한된 시간 내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간결하게 전달하고, 고객의 식견을 끌어내는 대화 기술도 필요하다. 따라서 의학부에서는 고객 성향에 따른 커뮤케이션, 적절한 질문, 응답 및 추가 질문을 위한 퍼실리테이션, 학술교류 준비, 진행, 마무리까지 단계별 롤플레이 등 다양한 교육을 통해 학술담당자를 전문가로 발전시킨다. 

    학술교류 과정에서 제품 관련 정보 외에 의사와 어떤 대화를 나눌 수 있는가? 회사 측면에서는 처방 의사로부터 제품사용 경험을 들으면서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회사가 진행하는 임상연구 참여자라면 진행상황이나 이슈 파악 및 학술 행사에 강의 의뢰, 수락한 연자에게는 연자 트레이닝을 제공할 수 있다. 고객 측면에서는 자사제품과 관련한 연구(Investigator Initiated Research; IIR)를 제안할 수 있고, 학회 행사에 해외 연자 초청을 요청할 수 있다.

    글로벌 제약사 본사 차원에서 한국 의사를 좌장, 연자, 자문위원으로 초대하는 경우 한국 학술담당자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가교역할을 한다. 이런 학술교류 과정에서 의사에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의학부 계획을 세우고 비즈니스 전략에 반영하면서 사업 부서와도 긴밀히 공유한다.

    학술교류를 통한 의학부 학술담당자와 의사와의 양방향 소통과 협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회사와 의사간에 장기적이고 서로 신뢰하는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학술정보와 임상연구에 대한 높은 고객 니즈에 따라 앞으로 의학부 학술담당자가 크게 증가하고, 디지털을 활용한 비대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학술교류 방법과 채널도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학술담당자는 항상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중심에 두고 근거에 기반한 정확한 제품 정보를 장점과 단점을 균형있게 전달함으로써 처방 의사가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한 학술교류가 판촉 활동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회사 및 업계의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잘 준수할 필요가 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바이엘코리아나 KRPIA 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