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에 위치한 A의원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위탁의료기관이다. 그러나 A의원장은 오히려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난 뒤 고민이 많아졌다. 백신접종 관련 지자체 가이드라인이 제각기인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의문사항에 대한 민원창구가 없다 보니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A의원처럼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현장 민원이 증가하면서 대한의사협회가 민원 해결을 위해 정부 측과 민관협의체 구성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의료기관에서 백신 접종 관련 민원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부와의 실시간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니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의협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백신 관련 공문이 중구난방인 상황이다. 제각기 지침이 내려지면서 일선 의료기관에선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백신 보관 냉장고 제공 여부, 보급되는 1~2차 백신 종류 등에서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한 일선 현장 의료인들만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에서 의원을 운영하는 B씨는 "의협에 전화해도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정부나 보건소 측에 직접 민원을 제기해도 자신의 소관이 아니라는 대답만 돌아오고 있다"며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관리지침을 따른다는 답변말고는 들은 것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백신 접종 관련 현장 민원에 따라 지난 27일 "접종 당일 고혈압 등 타질환으로 진료한 경우 진료비 급여청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선 의사들은 해당 답변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 이후 귀가했다가 이상반응으로 다시 내원한 환자의 진료비 청구가 가능한지 ▲타 의원에서 접종한 환자에 대한 이상반응 내원에 대한 진료비 청구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의사회 관계자는 "의협에서 타 질환 진료비 청구와 관련해 질병청 통보를 알리긴 했지만 현장에 적용될 구체적인 지침이 없어 혼란이 많다"며 "의협과 질병청, 보건복지부 등 어느 곳에 문의해도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문제제기에 대해 의협 측은 내부적으로도 예방접종 현장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으며, 정부 측과 민원 해결을 위한 협의체 구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정부 관계자 5명과 의협 관계자 5명 등으로 협의체를 꾸릴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의협도 일선 현장의 어려움을 인지한 상태다. 제기되는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닌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행정안전부나 복지부 등과 같이 백신 접종 민원 관련 민간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얘기도 오고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는 정부에서도 백신 접종 관련 민원 창구를 열어주고 있지 않아 공식적인 의견 교류가 어렵다"며 "이필수 회장의 후보 시절 공약 1위가 회원들의 고충을 제대로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의협 차원에서 민원 창구를 열고 정부와 소통하며 문제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