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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사, 68회 초음파진단…환자는 암 판정

    기사입력시간 2016-02-18 06:27
    최종업데이트 2016-02-18 08:30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오진으로 인해 환자가 피해를 본 사례가 발생했다.
     
    한의사인 박모 원장은 초음파기기를 사용하다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돼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벌금 80만원 벌금형 선고를 받았다.

    기사 바로가기:초음파·카복시 사용 한의사 벌금형
     

    심각한 문제는 박 원장은 60여차례나 초음파진단을 하고도 암을 진단하지 못해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의심된다는 점이다.

    이 사건은 2010년 초 최모 씨가 S대병원에서 자궁내막증식증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그 당시 최씨는 박모 원장이 운영하는 B한의원이 자궁난소 치료 전문병원이라는 인터넷 광고를 보고 한방치료를 받기 위해 내원했다.

    박 원장은 최씨에게 침 치료와 함께 한약을 처방하며 치료했다.
     
    또 박 원장은 2010년 3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초음파 진단기(모델명 LOGIQ P5)를 사용해 총 68회에 걸쳐 자궁내막의 상태를 초음파 검사했다.

    최씨는 2012년 7월 초 산부인과병원에서 초음파검사를 받은 결과 덩어리가 보이므로 큰병원에 가보라는 권고에 따라 B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했는데 그 결과 자궁내막암 2기 진단이 나왔다.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면서 제대로 진단하지 못해 병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B한의원 박 원장은 의료법상 한의사 면허 범위를 벗어나 초음파장비를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고,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박 원장에 대해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박 원장은 한의사로 일하면서 한방초음파장부형성학회에서 초음파진단기 사용방법 수련을 지속적으로 받아왔지만 오진을 면치 못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초음파 진단기를 사용한 검사 및 진단행위는 기본적으로 영상의학과의 전문 진료과목이고, 비교적 간단하다고 볼 수 있지만 영상을 평가하는 데는 인체 및 영상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또 서울중앙지법은 "검사 중에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므로 영상의학과 의사나 초음파검사 경험이 많은 해당과의 전문의사가 시행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특히 재판부는 "박 원장이 초음파 진단기를 사용해 최씨의 신체 내부를 촬영해 초음파 화면에 나타난 모습을 보고 자궁내막의 상태를 확인, 진단한 행위와 관련해서는 한의학적 방법이 사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박 원장이 초음파 진단기를 사용해 검사 및 진단한 행위는 전통적인 한의학의 이론이나 원리를 적용, 응용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이 초음파 골밀도측정 시연을 하는 모습


    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도 오진으로 인한 의료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안되는 이유를 공개 시연을 통해 잘 보여줬다.

    김 회장은 지난 1월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골밀도를 측정하는데 아무런 어려운 내용도 없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인데"라고 호언장담하면서 직접 초음파 골밀도측정 시연을 했다.

    그러나 대한골대사학회 양규현(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회장은 "A부터 Z까지 다 틀렸다"며 명백한 오진 판정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