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원가라도 보상해 줬으면"

    [청구&삭감③] 수술 소모품 생각하면 속터지는 의사들

    기사입력시간 2016-09-07 07:06
    최종업데이트 2016-09-07 08:53

    '원가 이하의 수가'는 수술 장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수술에 사용되는 소모품 수술장비마저도 원가 이하의 금액을 지급하자 의사들은 '속이 터진다'고 말한다. 
     
    진료비나 수술비 등의 원가 이하 수가도 문제지만, 치료재료의 보상이 턱없이 낮아 손해가 심각하다는 것.
     
    실제로 개두술을 할 때 사용되는 High speed drill은 수술 시 3가지의 소모품을 사용하게 된다.


     
    Burrhole, pinhole, saw가 그것인데 모두 개두술에 필요한 소모품으로 1회용을 권장하고 있다. 
     
    하나의 드릴에 3가지의 소모품을 갈아 끼우며 수술에 사용하고 있는 것인데, 가격이 만만찮다.
     
    현재 심평원에서 High speed drill과 관련해 책정한 재료의 수가는 다음과 같다.
     


    간단한 개두술을 했을 때 소모품 비용으로 받는 값이 12만 9720원, 복잡한 개두술은 16만 3860원이며, 척추수술은 11만 6520원이다.
     
    그러나 소모품 하나의 가격은 보통 20만원 이상으로 이 금액들을 훌쩍 넘는다.
     
    A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B사의 소모품 하나의 가격은 20만 9천원이다.

    따라서 하나만 사용해도 간단한 개두술을 하는 것보다 훨씬 비싼 상황인데, 한 번의 개두술에서 3가지의 소모품을 사용하면 62만 7천원이 필요하지만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금액은 한정되어 있는 것이다.
     
    간단한 개두술을 한다고 치면 5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신경외과학회 관계자는 "High speed drill과 같은 경우 사용되는 3가지 소모품은 사실상 1회용으로 권장되는 것이지만 이러한 장비의 보상을 감안하면 몇 번이고 재사용해야만 원가에 맞출 수 있다"면서 "치료재료마저도 손해를 보면서 환자를 보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복지부는 최근 의료기관 인증을 강화하면서 이러한 소모품의 반복 사용을 엄격히 금지해 평가를 하고 있다"면서 "잦은 소모품 재사용이 의료기관 평가에서 불이익을 당하는 위험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더불어 수술대에 올려놓은 모든 소모성 재료는 실제로 수술 중인 환자에게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오픈한 것으로 처리해 전부 폐기하는 것을 정부에서 권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경외과 수술장비 이용료는 0원
     
    신경외과학회 관계자는 신경외과에서 다루는 수술 장비와 소모품 중 정부로부터 비용을 받는 것은 이 High speed drill에 사용하는 소모품뿐이라고 설명했다.
     
    수술 시 사용하는 고가의 장비나 소모품에 대한 비용을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경외과에서 사용하는 현미경은 약 5억, 쇠석기 1억 5천만원, 소작기 5천만원, 드릴 5천만원 등 고가의 장비로 구성돼 있지만 이와 관련된 그 어떤 수가도 책정되어 있지 않다.
     
    신경외과학회 관계자는 "90년대를 기반으로 한 행위수가제는 이러한 고가 수술장비의 감가 상각이나 소모품 비용을 책정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2년 전부터 심평원에 누차 이야기 하고 있지만 어떠한 답변도 들은 것이 없다, 이러한 현실을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미 심평원에서는 처음부터 이러한 고가의 장비와 소모품을 이용한 의료행위를 하나로 정의해 수가를 책정했지만, 그 안에는 장비사용료나 소모품 비용은 전혀 인정이 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해당 관계자는 이 같은 현실이 결국 제 때 장비교체를 하지 못해 수술의 위험도를 증가시키거나, 소모품의 과도한 반복 사용이 수술의 위험도와 위생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장비는 갈수록 발전해 고급화되는 추세지만 사용료가 0원인 수술 장비를 병원에서도 쉽게 바꾸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심평원 관계자는 "해당 치료재료는 2009년 별도보상재료로 비용을 산정한 것"이라면서 "원가 비용과 관련해서는 당장의 대책을 마련하기는 어렵고, 관련부서의 검토 및 신경외과학회의 의견도 다시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