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영리 목적으로 해부학실습 강의를 주선한 대웅제약 협력사 '힐리언스 랩 아카데미'가 의료계 지탄을 받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운동지도자들을 위한 교육기관을 표방하고 있는 힐리언스 랩은 최근 가톨릭대 의과대학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에서 '카데바 실습'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습 참가 가격은 60만원이다.
해부학 실습은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에 근무하는 의사에 의해 이뤄졌는데, 의료인의 지도 아래 일반인들도 카데바 해부에 참여해 직접 카데바를 만져보는 등 실습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힐리언스 랩은 실습 커리큘럼을 통해 "직접 한 번 보는 것이, 백 번 듣는 것보다 낫다. 운동지도자에게 카데바 경험은 꼭 필요하다. 어떤 운동을 지도하더라도 정확한 해부학 지식과 움직임의 원리를 이해하고 지도해야 효과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해당 카데바 실습에 실제로 참여한 수강생도 후기를 통해 "실제 인체를 라이브로 근육을 하나씩 걷어가면서 보는 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에 트레이너와 필라테스 강사는 많지만 카데바를 핸즈온으로 경험한 이들은 얼마나 될까"라고 밝혔다.
문제는 영리적 목적의 카데바 해부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법률 해석에 따라 위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카데바 실습 커리큘럼에 따르면 '수강생들이 해부학 실습을 통해 뼈와 근육의 움직임을 눈으로 직접 보고 촉지하는 등 입체적으로 해부학 내용을 학습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카데바에 직접 손을 댔다는 점에서 일반인이 카데바 해부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행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을 보면 카데바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은 기관에서 연구자에게 '연구 목적'으로만 제공할 수 있다.
또한 교육을 위한 시체 해부는 의과대학의 해부학 등을 전공한 교수가 직접 해부하거나 '의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 하여금 자신의 지도하에 해부하는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
전성훈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시체해부법 제9조 이하를 보면 원칙적으로 의과대학에서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시체를 해부할 수 없다. 이외의 경우라면 해부 실습은 위법이며 위반 시 1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힐리언스 랩 관계자는 "현재 많은 운동지도자들이 의료 관련 학과가 아님에 따라 학교에서도 카데바 해부 실습에 참여를 못하고 있다"며 "이에 성형외과 의사들이 교육 과정에서 얼굴 부분을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은 카데바 몸 부분을 운동지도자 해부학 공부에 도움을 주고자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리 추구와 관련해서 그는 "카데바 수업으로 받은 강의료는 기부를 준비 중"이라고 해명했다.
가톨릭응용해부연구소 관계자는 "현재 논란이 되서 학교 측에서도 사실 파악과 후속 대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