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donanemab)의 허가 신청에 대한 자문위원회 회의 날짜를 확정했다. 가속 승인이 거부되고 두 번째 도전인 만큼 자문위가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FDA는 6월 10일 말초 및 중추신경계 약물 자문위를 소집해 릴리가 제출한 도나네맙의 허가신청서(BLA)에 대해 논의한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초기 증상이 있는 60~85세 참가자 1736명을 대상으로 한 3상 TRAILBLAZER-ALZ 2 연구 데이터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릴리는 2022년 2상 TRAILBLAZER-ALZ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속승인 경로를 통해 FDA에 BLA를 제출했다. 그러나 FDA는 임상시험 설계 문제를 이유로 지난해 1월 승인을 거절했다.
릴리는 도나네맙으로 치료받은 환자 100명 이상에 대한 데이터를 제출했다. 그러나 상당 수 환자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치료 6개월 만에 투약을 중단했다. FDA는 약물에 12개월 이상 노출된 환자 수가 너무 적다며, 12개월 이상 치료한 환자 최소 100명 이상의 데이터를 요구했다.
같은해 5월 릴리는 3상 TRAILBLAZER-ALZ 2 연구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도출했음을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식 허가를 신청했다.
릴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TRAILBLAZER-ALZ 2의 주요 대상 그룹인 타우 단백질 수치가 중간 수준인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도나네맙 치료는 통합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iADRS)로 측정했을 때 위약 대비 인지 및 기능 악화를 35%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대상자 전체에서는 22% 늦췄다. 도나네맙은 인지 및 기능적 효과와 더불어 치료 시작 6개월 뒤부터 뇌의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를 유의하게 낮췄다.
안전성 관련 도나네맙군에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사례가 몇 건 보고됐지만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이었고, 치료 후 해결됐다. 릴리 측은 ARIA가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약물의 흔한 부작용이라 설명했다.
도나네맙이 허가를 받으면 바이오젠(Biogen)과 에자이(Eisai)의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와 경쟁하게 된다. 레켐비 역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질병 진행 속도를 줄이고 인지 및 기능 저하를 늦추는 약이다. 지난해 1월 FDA로부터 가속 승인을 받은 데 이어 같은 해 7월 정식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직 실제 사용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미국에서 레켐비를 투여 받은 환자는 2000명이고, 8000명 가량이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