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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대란' 3월에만 사망자수 7.6% 증가…"정부의 막무가내식 의료개혁, 환자들에게 큰 피해"

    2024년 3월 사망자 수 3만116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205명 늘어…코로나 제외 월 사망자 3만 이상 이례적

    기사입력시간 2024-06-10 05:31
    최종업데이트 2024-06-10 08:18

    3월 전국 사망자 수 및 증감률 추이. 사진=통계청 자료, 메디게이트뉴스 재가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2~3월 대형병원 의료인력 공백 사태로 인해 전국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의료계의 거센 반대에도 이대로 의료개혁을 밀어붙인다면 전국적인 의료기관 집단휴진까지 장기화되고, 결국 환자들에게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메디게이트뉴스가 통계청 인구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공의 사직이 시작된 이후 2024년 3월 사망자 수는 3만116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6%(2205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 달(2024년 2월)에 비해서도 1183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망자가 급증했던 2022년 3월(4만4611명)을 제외하면 월 사망자가 3만명 대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3월 사망자 수 추이를 보면 2019년 2만4983명, 2020년 2만5853명, 2021년 2만6550명, 2023년 2만8955명으로, 2만명 대를 유지해왔다. 

    사망자 수 증가는 전공의 사직 직후인 2월부터 징조가 시작됐다.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은 2월 20일 이후 본격화됐지만 2024년 2월 사망자 수는 2만9977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6%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병상 가동률 축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5월 첫째 주 기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진료체계 운영현황에 따르면 평균 입원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이 2만1977명으로 전주 평균 대비 6.2%가 감소했고 이는 평시인 2월 첫주와 비교하면 66% 수준에 불과했다.

    중환자실 입원환자 역시 상급종합병원 2834명으로, 전주 평균 대비 3% 감소해 평시의 8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지표에 대해 의료계는 병원들이 더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최창민 비대위원장은 "현재 대형병원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환자들은 치료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종양내과도 암 환자들을 위한 표준치료를 하지만 예전처럼 적극적인 수준의 치료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현재 상황은 전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가능성이 떨어지는 환자는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큰 문제가 없이 의료현장이 잘 돌아간다고 하지만 사망률 지표를 보면 그게 아니라는 게 증명된 셈이다. 지금 상태로 교수들이 무작정 버티는데 한계가 있다"고 비판했다.   

    응급환자가 병원에서 가장 먼저 찾게되는 응급실 상황도 여력이 없긴 마찬가지다. 사실상 대형병원 전원이 대부분 막힌 상태라 응급의료체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현재 응급환자들을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막힌 상태다. 사망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정부는 이번 사태를 지나며 의료체계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는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의사 A씨도 "정부는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를 줄이기 위해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공식적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과 환자들, 의료계 모두 큰 고통 속에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대정원 증원 등 정부의 무분별한 정책 추진으로 인해 의료대란이 발생했고 이 같은 문제로 인해 환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가 정책을 그대로 밀어붙이고 전공의들의 행정처분을 강행함에 따라 전공의 복귀는 묘연해졌고 대형병원들은 적자 증가로 인해 사실상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