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전국 수련병원의 필수과 전공의 충원율이 5년 사이에 16.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필수과 전공의 미달 상황은 국립대병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12일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17~2022년 수련병원별 전공의 정원 및 충원 현황’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필수의료 관련 과목 전공의 충원율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95.1%였던 충원율은 2018년 91.3%, 2019년 90.6%로 2019년까지는 90%를 상회했다. 하지만 2020년 88.8%로 90% 아래로 떨어진 이후 2021년 82.9%, 2022년 78.5%로 빠르게 곤두박질쳤다.
 
권역 내 필수의료 협력체계를 총괄하는 국립대병원도 필수과 전공의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흉부외과의 경우 강원대, 충북대, 충남대, 경상대, 제주대병원이 0%였고, 분당서울대병원은 33%,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병원은 50%였다. 최근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소아청소년과는 충남대, 경상대, 경북대, 전남대병원이 0%였고, 전북대병원도 50%에 불과했다. 외과는 부산대 33.3%, 충북대 50%, 경북대병원은 66.7% 수준이었으며, 응급의학과는 경상대, 경북대 0%, 제주대병원은 50%에 그쳤다.
 
인력난이 이어지면서 환자의 진료 대기시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소청과 기준으로 충남대병원의 2022년 4분기 평균 진료 대기일수는 22일로 지난 2017년 1분기 7일에 비해 15일이나 늘었다. 역시 경북대병원도 진료 대개일수가 2017년 1분기 10일에서 2022년 3분기 16일로 6일 늘었다.
 
산부인과도 전북대병원의 경우 2022년 3분기 진료 대기일수(15일)가 2017년 1분기(5일)에 비해 10일 늘었고, 제주대병원 흉부외과도 같은 기간 진료 대기일수가 9.4일 늘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충원율 100%)의 경우 평균 진료 대기일수가 33일로 2017년 1분기 평균 대기일수(16일)보다 17일이나 늘었는데, 이는 지방병원 산부인과 전공의 부족으로 환자들의 쏠림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연세대 예방의학과 장성인 교수는 “필수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전공의 충원율을 제고하려면 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의사 인력뿐 아니라 여러 의료인력, 자원, 재정적 측면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종성 의원은 “권역 내 필수의료 협력체계를 총괄하는 국립대병원에서조차 필수과 전공의 충원율이 위기 수준으로 저조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의료약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조속한 시일 내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