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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성형 AI로 설계한 인실리코 신약, 특발성 폐섬유증 2a상서 폐 기능 개선 확인

    ISM001-055, 최초로 임상 단계 도달한 생성형 AI 신약…긍정적 탑라인 바탕으로 중추적 임상 추진

    기사입력시간 2024-11-14 08:52
    최종업데이트 2024-11-14 08:52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발한 신약 가운데 처음으로 임상 단계에 돌입한 후보물질이 2a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탑라인 결과를 나타냈다. 개발사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규제 기관과 논의를 시작하고 중추적 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은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를 위해 TNIK(Traf2 및 NCK 상호작용 키나제)를 표적으로 자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 ISM001-055이 2a상 임상시험(NCT05938920)에서 폐 기능을 개선했으며, 안전하고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유리한 약동학(PK) 프로파일을 보였고 12주째 강제폐활량(FVC) 개선으로 측정한 임상 효능도 고무적이었다.

    IPF는 폐 기능의 점진적이고 비가역적인 저하를 특징으로 하는 만성 폐 질환으로, 예후가 좋지 않아 평균 생존 기간이 3~4년에 불과하다. 항섬유화제를 포함해 현재 승인된 치료법은 질병 진행을 늦출 수는 있지만 멈추거나 되돌리지는 못하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이고 질병을 조절하는 치료법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크다.

    ISM001-055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개발된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TNIK 표적 저분자 약물이다. IPF에서 TNIK 활성화는 폐의 병적 섬유화를 촉진해 폐 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데 기여한다. ISM001-055는 TNIK를 억제함으로써 섬유화 과정을 중단하거나 역전시켜 질병 조절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한다.

    이번 연구는 중국 내 21개 기관에서 IPF 환자 71명을 등록한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시험이다. 환자들은 무작위로 위약, 1일 1회 30㎎(QD), 1일 2회 30㎎(BID) 또는 60㎎(QD)를 12주 동안 투여받도록 배정됐다.

    연구 결과 ISM001-055는 모든 투여군에서 내약성이 양호했다. 약물 관련 이상반응의 대부분은 경증 또는 중등증이었다. 가장 흔한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설사(14.8%)와 간 기능 이상(14.8%)이었다.

    IPF 환자를 대상으로 한 PK 프로파일은 반감기가 7~12시간인 건강한 피험자를 대상으로 한 1상 결과와 일치했다. 또한 30㎎ BID에 비해 60㎎ QD에서 노출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관찰됐다.

    치료군은 12주까지 모든 용량에서 용량 의존적인 폐 기능 개선을 보였다. 최고 용량인 60㎎ QD 투여군의 베이스라인 대비 FVC 평균 개선량은 98.4mL로 위약군의 베이스라인 대비 평균 FVC 감소량인 -62.3mL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세한 연구 데이터는 향후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연구 책임자인 중국 베이징협화의학원(Peking Union Medical College) 줘쥔 쉬(Zuojun Xu) 교수는 "ISM001-055로 치료받은 IPF 환자에서 관찰된 긍정적인 결과, 특히 FVC의 고무적인 개선이 매우 인상적이다"면서 "이는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잠재력을 반영하는 동시에 질병 진행을 멈추거나 역전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첨단 기술인 AI는 이미 신약 개발과 임상 연구 등 의료 행위의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임상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실리코 임상 개발 부사장인 캐롤 새틀러(Carol Satler) 박사는 "이번 2a상 연구 결과는 매우 유망하다. 위약군 대비 ISM001-055군의 용량 의존적 FVC 개선은 ISM001-055가 질병 퇴행뿐 아니라 IPF의 진행을 예방하는 데도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질병 조절 가능성을 강조한다"면서 "ISM001-055가 현재의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진행성 치명적 쇠약 질환인 IPF 환자의 전반적인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향후 연구를 통해 이러한 혜택을 더욱 상세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서도 ISM001-055의 2상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임상 연구 책임자인 토비 마허(Toby M. Maher) 박사는 "용량에 따른 FVC 반응이 매우 고무적이다. IPF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치료 12주 만에 폐 기능이 개선된 것은 ISM001-055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징후다"면서 "미국에서 진행 중인 2a상에서 환자를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실리코는 2016년 새로운 분자 설계를 위해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개념을 동료 심사(peer-reviewed) 저널에 처음 설명했고, 이를 토대로 Pharma.AI 플랫폼을 상용화시켰다. Pharma.AI를 기반으로 2021년부터 30개 이상 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에서 20개 전임상 후보물질을 선정했고, 10개 분자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ISM001-055는 생성형 AI를 사용해 임상 개발 단계에 도달한 첫 번째 약물이다.

    인실리코 메디슨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자보론코프(Alex Zhavoronkov) 박사는 "이번 2a상의 긍정적인 결과는, 혁신적인 치료법의 발굴, 설계, 개발을 촉진하고 환자 치료 결과를 개선할 수 있는 생성형 AI 및 로봇공학의 잠재력을 강조한다"면서 "우리는 생성형 AI를 사용해 신약 발굴 및 개발에 대한 업계 벤치마크를 설정하고 기존 생명공학 접근 방식에 비해 더 빠르고 저렴하며 성공 확률이 높고 품질, 재현성, 학문적 무결성을 갖춘 효과적인 치료법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실행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