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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원격의료협회 참관기…우리나라도 환자 중심·비용 효용 등 다각도의 논의 필요한 시점

[칼럼] 조영훈 메디칼에이아이 전략이사·이비인후과 전문의

기사입력시간 22-05-05 16:47
최종업데이트 22-05-0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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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A 2022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조셉 크베다르(Joseph Kvedar) 회장 겸 하버드의대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코로나19 이후 태동하는 원격의료가 제도권에서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원격의료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던 대한의사협회도 적정 수가가 보전되는 일차의료 중심의 원격 의료에 대해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대해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자 지난 5월 1일부터 3일까지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원격의료협회 정기박람회 2022(American Telemedicine Association, ATA 2022)에 참여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의료기관과 환자들의 수요가 폭증한 상황 속에서 급격하게 확장된 미국의 원격의료 산업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원격의료 뿐만 아니라. 원격건강관리(Telehealth), 비대면환자모니터링(RPM, Remote Patient Monitoring), 가상의료(Virtual care)를 비롯해 관련 기기와 소프트웨어 등 IT의 발전에 따라 촉발된 의료의 여러 변화들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산업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 의사, 산업계, 보험지불자 등 원격의료의 다양한 참여자들이 공중보건과 의료 수요자인 환자들을 위해 어떠한 이득을 줄 것인가에 대한 ‘사람 중심’의 논의가 이뤄지는 것도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원격의료 플랫폼으로써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텔라닥(Teladoc), 암웰(Amwell) 등의 회사뿐만 아니라 B2C 거대 기업인 아마존도 올 초 원격의료 플랫폼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이런 원격의료는 미국 의료의 문제로 꼽히는 접근성 부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아마존 케어(Amazon care)의 경우 60초 이내에 의사와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시장 확보에 나섰습니다. 소아 환자, 여성 질환 등 각 분야별로 특장점을 내세우고 있는 다양한 원격의료 플랫폼 및 후발 플랫폼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며, 모두 나름의 차별점을 내세우며 함께 시장을 발전해 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홈헬스케어 기기를 이용한 다양한 비대면 환자모니터링 업체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하나의 장치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혈압계, 심전도, 체온계, 맥박계 등 다양한 장비를 모두 갖추고 하나의 플랫폼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업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미국의 공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는 이러한 비대면 환자모니터링이 공중 보건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인정해 한달에 6만원 이상의 수가를 책정해주고 있습니다.(CPT99454) 
 
한국에서는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로 정의돼 있는 가상의료(Virtual Care)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신 건강에서부터 다양한 만성 질환 관리에 대한 버츄얼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직접 제공되기도 하며, 혹은 미국 민간보험 회사로부터 비용을 지불 받고 보험 회원들에게 서비스가 제공되기도 했습니다. 
 
원격의료 산업이 급격히 발달함에 따라 파생된 다양한 시장도 형성돼 있었습니다. 의료기관 혹은 의료인과 원격의료 플랫폼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라든지 원격 의료에 특화된 카메라, 모니터 등 다양한 기기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업계의 질 향상을 위한 사이버보안, 개인정보보호 등과 관련한 여러 컨설팅 및 인증 업체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료 공급자인 의사 및 의료기관도 많이 참여해 이런 산업의 건전할 발전을 위해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ATA2022에 참가한 아마존케어 전시 부스. 

나아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원격 의료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논의도 있었습니다. 미국 연방 정부가 코로나19 시기에 한해 일시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HIPAA)을 완화하기로 조치가 오는 7월 해제됩니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지금 같은 비대면 진료에 수가 보상(Reimbursement)이 지속될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존재합니다.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고민해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후 한시적 허용으로 인해 시작된 한국의 원격의료는 이제서야 다양한 강소 플랫폼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제도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아직 미국과 같이 산업 발전까지는 이뤄지지 못한 상황입니다. 다만 한국 시장은 공중보건의 향상과 사람 중심의 문제 해결을 위한 상생과 협업이 아닌, 서로 간에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적 구도로 커나가는 모습이 아쉬운 점입니다. 

미국의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업체는 샌드박스를 통해 다양한 의료 서비스 제공 업체들에 그들의 서비스를 증명하고 정식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줍니다. 또한 적지 않은 회사들이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공개해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합니다. 이러한 상생과 협력은 원격의료에 대한 성숙한 논의와 전체 산업의 발전에 매우 중요해 보이는 측면입니다.  
 
수가 보상도 문제입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로 인해 원격의료 도입에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도시 지역을 보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전문의를 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러다 보니 경제적 유인이 너무 적다면 의료 공급자들은 원격의료에 참여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관련 산업계는 발전해나가기 어려워 양질의 서비스를 연구개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번 ATA 2022에서 발표된 연세대 최이슬 연구원, 박원서 교수 연구팀의 치과·내과 원격협진에 대한 비용분석 연구에 따르면, 원격협진에 참여한 의료공급자들은 시간에 대해 확실한 효용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원격협진을 위한 교통비 등 제반비용 보다 수가가 훨씬 낮기 때문에 비용에 대해서는 효용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이는 적정 수가가 책정되지 않으면 원격의료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현실을 잘 반영한 연구입니다. 
 
한국의 의료 환경은 많은 사람들이 저렴하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는 만큼 훌륭하다고 자신합니다. 그렇다고 원격의료를 위해 사회가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비합리적이며 이는 오히려 공중보건에 해악을 끼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관련 산업계도 자신들의 플랫폼 및 서비스가 어떻게 비용-효용 분석을 통해 실제 공중보건 향상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보호,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여러 가지 부작용을 미리부터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