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고려대의료원이 전공의 사직서 수리 시점을 6월 4일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메디게이트뉴스가 입수한 고대의료원 ‘전공의 사직 관련 지침 안내’에 따르면 고대의료원은 정부의 방침대로 이달 15일까지 전공의들의 복귀, 사직 여부를 최종 확인한 후 6월4일자로 사직서를 수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직서 수리에 앞서 각과 과장들이 전공의들과 대면 면담을 진행하며, 부득이한 경우 전화면담이나 전공의 본인의 이메일을 통한 복귀, 사직 의사 표명도 가능하도록 했다.
논란이 됐던 사직서 수리 시점은 전공의들이 실제 사직서를 제출한 2월이 아닌 6월 4일로 명시했다. 이는 사직서 수리 효력은 6월 4일 이후로 발생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따른 것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사직서 수리 시점을 2월 29일로 하겠다는 수련병원협의회의 의견에 대해 “사직 시점을 6월 4일로 정했으며, 공법적 효력은 6월 4일을 기점으로 발생한다”고 선을 그었다.
병원 입장에선 2월 시점 사직서 수리 시 소송 리스크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2월 시점으로 사직서가 수리될 경우 전공의들은 병원을 상대로 일실소득에 준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에 고대의료원 외에 다른 수련병원들도 사직서 수리 시점을 6월 4일 이후로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난 11일부터 이틀에 걸쳐 진행된 전공의 대상 간담회에서 사직서 수리 시점을 7월로 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병원들의 결정에 의대 교수와 전공의들 사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과대학 교수는 “전공의들은 6월 4일 시점으로 사직서가 수리될 경우 내년 3월에 지원을 할 수가 없게 된다”며 “결국 이번에 사직 후 9월 모집에 지원하지 않는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인데, 이런 짓을 하는 정부는 자격이 없다”고 했다.
서울 소재 대학병원의 사직 전공의는 “병원들이 위법행위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라며 “권고사직이나 해고 통보도 아닌데 일방적으로 사직서 수리 시점을 정해 통보하는 방식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