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 의심 환자가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검사비용으로 400만원이 청구받는 날벼락을 맞았다. 이 중 본인부담금은 170만원 수준으로, 이러한 높은 의료비용때문에 미국이 공중보건 위기를 맞이했을 때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신문 마이애미 헤럴드(Miami Herald)에 중국에서 출장을 마치고 마이애미로 돌아온 뒤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거액의 청구서를 받은 한 남성 사례가 최근 소개됐다.
마이애미 헤럴드에 따르면 오스멜 아즈쿠(Osmel Martinez Azcue)씨는 마이애미에 도착한 뒤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자 병원을 찾았다. 병원 직원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위해 CT 스캔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아즈쿠씨는 가입된 건강보험 혜택이 매우 제한적이라 먼저 독감 검사를 요청했다.
검사 결과 다행히 아즈쿠씨는 코로나19가 아닌 독감 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2주 뒤 보험사로부터 날라온 청구서였다. 보험회사는 아즈쿠씨에게 검사비용으로 3270달러(약 397만원)을 청구했고, 이 중 자가부담금은 1400달러(약 170만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이 마저도 독감이 기존 상태와 관련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추가로 제출해야 가능한 금액이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2018년 일명 오바마케어라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ACA)을 폐지하면서 보장성이 낮은 건강보험(junk plans)을 시장에 허용했다. ACA는 저소득층까지 의료보장제도를 확대하는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소비자들은 월 부담금액이 낮은 보험이라도 가입하는 것이 보험이 전혀 없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둘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ACA를 준수하는 보험은 공제액은 높지만 제한적인 보험보다 더 많은 혜택을 주며, 독감 예방 주사와 다른 예방 치료도 포함한다.
아즈쿠씨가 방문한 병원 관계자는 아직 발행될 청구서가 더 많이 남아있다고 밝혔지만 총액이 얼마나 될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즈쿠씨는 이번 경험으로 봤을 때 미국의 의료 비용이 공중보건의 위기를 예방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혈액 검사와 코 면봉 검사로 3270달러가 청구된다면 개인 간 확산의 잠재적 위험을 제거하는데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미국에서는 24일(현지시간) 기준 426명을 검사해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6일 오전 9시 기준 4만 4981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해 총 1146명이 확진됐고, 1만 6734명은 아직 검사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의사환자 및 조사 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돼 의료진이 검사를 권고했을 때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비용은 무료다. 단 의료진이 권고하지 않은 의무검사 대상자가 아닌 경우는 본인부담금으로 16만원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