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구글은 왜 구글헬스 부서를 없앴을까…3년만에 중앙집중식 전략 버려

    건강관리 인력과 프로젝트는 이어가지만 통합 부서는 폐지…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 등 다른 기업들도 마찬가지

    기사입력시간 2021-08-26 07:03
    최종업데이트 2021-08-26 07:03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구글이 단일 통합 헬스케어 부서를 해산한다.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는 계속 이어가지만 대형 헬스케어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부서를 더이상 두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미디어 인사이더가 최근 내부 문건을 인용해 구글 헬스에 소속돼 있던 직원 570명을 구글의 여러 팀과 부서로 재배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구글 헬스가 수행해왔던 프로젝트도 여러 부서로 분산된다.

    구글 헬스 사업부 대표를 맡았던 데이비드 페이버그(David Feinberg) 박사는 최근 헬스케어 IT 회사 서너(Cerner)의 최고경영자(CEO) 겸 사장으로 이직했다. 그는 2018년 구글에 합류해 당시 여러 비즈니스에서 중복됐던 파편화된 헬스 이니셔티브를 모아 하나의 조직으로 만드는 이니셔티브를 이끌었다.

    인사이더 보도에 따르면 구글의 연구 부서를 총괄하는 제프 딘(Jeff Dean) 박사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구글 헬스가 더 이상 통합된 조직으로 기능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조직은 사라지지만 사람과 프로젝트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메모에 따르면 의사를 위한 건강 기록 검색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팀은 이제 딘 박사에게 직접 보고한다.

    규제 및 임상 문제를 다루는 팀을 이끄는 구글의 최고의료책임자인 카렌 데살보(Karen DeSalvo) 박사는 이제 최고법률책임자인 켄트 워커(Kent Walker)에게 보고하고, 의료 영상과 같은 프로젝트에 중점을 둔 헬스 인공지능(AI) 그룹은 검색 및 AI 부사장인 요시 마티아스(Yossi Matias)에게 보고한다.

    베릴리·구글클라우드 등에서 계속 자체 헬스 중심 제품 구축해와

    구글은 하나의 부서로 모든 건강 중심 프로젝트를 모으는 중앙 집중식 전략을 펼친 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왜 다시 분산식으로 전략을 바꿨을까.

    그동안 구글은 모든 헬스케어 비즈니스 간 긴밀하게 협력하겠다 했음에도 구글 모회사 알파벳(Alphabet)의 생명과학 연구 회사인 베릴리(Verily)와 구글 클라우드는 계속해서 자체 헬스 중심 제품을 구축해왔다.

    구글은 2019년 7월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미국에서 가장 큰 비영리 의료 시스템 중 하나인 어센션(Ascension)과 파트너십에 대해 발표했다. 파트너십의 목표는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의 AI와 기계학습 솔루션을 통해 치료 전반에 걸쳐 환자와 의료진의 경험을 향상시키고 결과를 개선하고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 했다. 이어 올해 2월 임상의가 환자 정보를 더 잘 구성하고 검색할 수 있도록 돕는 케어 스튜디오(Care Studio)라는 도구를 출시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올해 5월 미국의 영리의료 법인인 HCA 헬스케어(HCA Healthcare) 테네시주 내슈빌에 기반을 둔 임상 및 운영 워크플로우를 지원하는 건강 데이터 분석 플랫폼 구축에 중점을 두고 다년간 협력을 체결했다.

    베릴리는 8월 5일 이스라엘에 새로운 AI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 센터는 의료 분야가 직면한 문제와 비효율성을 해결하는데 AI를 사용하는 것에 집중하고, 베릴리는 대장암 검진에서 AI 사용을 탐구하는 이니셔티브를 포함해 구글 헬스 프로젝트 중 일부를 선택한다고 했다.

    구글은 올해 6월 대대적인 헬스 부서 개편을 통해 직원 700명 중 약 130명을 핏빗(Fitbit)과 서치(Search) 부서로 전환시켰다. 핏빗은 올해 1월 구글이 인수를 완료한 웨어러블 업체다. 부서 개편으로 건강 센서와 개인 건강 기록을 연구하던 팀 중 일부를 추가하게 됐고, 컨슈머 헬스에 대한 부분을 핏빗에 집중시켰다.

    구글 대변인은 인사이더에 "구글은 건강과 웰빙을 개선하는 기술의 힘을 깊게 믿고 있으며, 회사 전반적으로 헬스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면서 "여기에는 구글 헬스 내에서의 프로젝트 개발은 물론 검색, 지도, 유튜브에서 수십억 명의 사용자에게 도달하는 건강 관련 기능 출시 및 확장, 핏빗 인수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의료 기술 회사로 넘어가는데 장벽 못넘어

    구글의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빅테크(Big Tech) 기업들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헬스케어 제품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력과 제품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의료 기술 회사로 브랜드를 바꾸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개인건강기록 사업에 도전하며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 헬스볼트(Microsoft HealthVault)를 내놨지만 2019년 결국 중단했다.

    페이스북(Facebook) 역시 디지털 헬스에 도전했으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페이스북은 예방적인 헬스 툴을 출시하고 일부 미국 최고의 병원들과 제휴해 AI 기반 연구를 지원했지만 개인 정보 보호 문제에 대한 반발 등으로 의료 분야에 대한 전망이 크게 낮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월 IBM이 왓슨 헬스(Watson Health) 사업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왓슨 헬스의 연간 매출은 약 1조원에 달하지만 수익성이 없어 클라우드 기술과 같은 보다 수익성 있는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애플(Apple) 역시 최근 의료 프로젝트 중 하나인 헬스해빗(HealthHabbit)을 축소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헬스해빗은 애플 직원이 피트니스 목표를 추적하고 임상의와 대화하고 고혈압을 관리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내부 애플리케이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