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가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테칸)의 강력한 폐암 치료 효능 데이터를 발표하면서 HER2(사람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 표적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폐암 적응증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16~21일(현지시간)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1)에서, 치료 경험이 있는 HER2 변이 절제불가능/전이성 비편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 DESTINY-Lung01의 1차 결과를 발표했다.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동시 게재된 이 연구에서 엔허투는 해당 환자군에서 강력하고 지속적인 종양 반응을 나타내는 최초의 HER2 유도 요법입을 확인시켜줬다.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HER2 변이가 있는 환자는 약 2~4% 정도 있으며, 현재 이 환자들을 위해 특별히 승인된 의약품은 없다.
DESTINY-Lung01 연구에서 독립중앙검토(ICR)에 의해 평가한 결과 확인된 객관적 반응률(confirmed ORR)은 엔허투(6.4mg/kg) 치료군에서 54.9%였다. 1명(1.1%)은 완전 관해에 도달했고, 49명(53.8%)에서는 부분 관해가 관찰됐다.
환자 대부분에서 종양 크기 감소와 함께 92.3%의 확인된 질병관리율(confirmed DCR)이 관찰됐다. 중앙값 13.1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엔허투의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9.3개월, 무진행 생존기간(PFS) 8.2개월, 전체 생존기간(OS) 17.8개월이었다.
미국 메모리언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MSK) 밥 리(Bob Li) 박사는 "비소세포폐암 HER2 변이에 대한 연구가 20년 이상 이뤄져왔음에도 현재 이 환자들에게 승인된 HER2 표적 치료제는 없다. HER2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젊은 연령, 여성, 금연 이력, 뇌 전이 발생률 증가와 함께 좋지 않은 예후와 관련돼 있어 미충족 의학요구가 있다"면서 "DESTINY-Lung01 결과는 환자 대부분이 엔허투 치료로 종양 크기 감소를 경험했음을 보여줬고, 이는 이 약이 이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표준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반응은 HER2 변이 하위유형 전반에 걸쳐 관찰됐으며, HER2 발현이나 HER2 유전자 증폭이 감지되지 않은 환자에서도 관찰됐다. 또한 백금 기반 요법 또는 백금 기반 및 항-PD-(l)1 요법을 사용한 사전 치료와 베이스라인에서 무증상 뇌 전이를 포함한 하위그룹에서도 효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적인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의 엔허투 비소세포폐암 임상과 일치했으며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 가장 흔한 3등급 이상의 약물 관련 치료 응급 이상반응은 호중구감소증(18.7%)과 빈혈(9.9%)이었다. 치료 관련 간질성폐질환(ILD) 또는 폐렴 비율은 폐암에 대한 이전 시험과 일치했다.
한편 엔허투는 지난해 5월 미국에서 HER2 변이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적응증에 대한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