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병원에 남아 있는 교수와 일부 전임의들의 업무 과중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병원에서 과다 업무와 낮은 당직비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업무가 일부 의사들에게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에 따른 당직비 등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의료진들에 대한 병원 측 처우가 매우 열악하다는 것이다.
10일 의료계 제보에 따르면 원자력병원에 3월 1일부로 신규 임용된 전임의 A씨는 최근 3월 당직표를 받아들고 경악했다.
인원 공백으로 인해 A씨가 주 1회 이상 병원 주·야간 당직에 포함돼 있었고 야간 당직 이후 곧바로 주간근무에 들어가는 이른바 '연속근무' 일정도 많았기 때문이다.
A씨는 "원래 전임의들은 거의 당직을 서지 않는다. 그러나 신규 전임의 임용 직후부터 당직표를 받고 당직 일정이 많이 잡혀있어 놀랐다"며 "야간당직의 경우 저녁 6시부터 다음날 8시까지 14시간을 일하고 곧바로 주간 근무를 이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전임의와 교수 등 병원에 남아 있는 인력들이 혹사 당하다간 조만간 의료인 번아웃이나 최악의 상황엔 의료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현장 의료진의 견해다.
더 문제는 병원 측의 처우다. 원자력병원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전임의가 야간당직을 서게되면 5만원을 당직비로 제공한다. 사실상 시간당 3500원 꼴인 셈이다.
그러나 국립대병원과 공공병원 등의 당직비 책정이 여타 병원들에 비해 턱없이 낮다 보니 공공병원에 종사하는 의사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공공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NMC)은 당직비가 원자력병원과 비슷한 수준인 6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반면 병원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일반 민간종합병원급 이상은 20만원, 요양병원은 30만원 선에서 당직비가 제공된다.
A씨는 "남아 있는 의료진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병원 측의 처우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남아 있던 힘도 빠지는 상황"며 "앞으로 언제 인력 공백사태가 해결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직비 등 남은 의료인들에 대한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