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앞으로의 의료는 의료 자체로 존재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달 28일 한국헬스케어디자인학회 2017년 추계학술대회에서 급성기 병원의 변화에 대해 발표한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상규 교수는 "미래에는 교통·의료·소방·행정 등 도시가 구성돼 돌아가기 위한 요소들이 ICT로 통합해 운영될 것"이라며 스마트시티의 일부로서 의료 환경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이제 의료가 진단이나 치료 그 자체만으로 존재하기 보다는, 많은 수의 인구가 만성질환을 안고 살아가는 고령화 시대에 ICT 융합기술의 발달과 맞물려 실생활 속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포함한 다양한 커뮤니티 케어의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규 교수는 우리나라를 제외한 OECD 국가들의 인구 1천 명당 급성기 병상 수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 제시와 함께 외국의 경우 유통업계가 차지하는 의료기관의 비중이 늘고 있음을 소개하며, "급성기 병원은 앞으로 전체 스마트시티의 한 구성요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급성기 병원 형태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 교수는 "개인은 앞으로 유전체(genome) 정보뿐 아니라 단백체(proteom), 발형체(phenome), 후성유전학(epigenome),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s), 원격의료(telehealthc) 정보 등을 포함한 수없이 많은 빅데이터의 클라우드에 둘러쌓이게 될 것"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고령사회를 대비한 힐링 기반의 병원 디자인 트렌드에 대해 발표한 홍대 건축학과 오은진 교수도 고령화 사회 도래로 고령자 케어가 의료시설 중심의 '의료모델 케어'에서 사람 중심의 케어를 거쳐 궁극적으로 통합적 모델인 '커뮤니티 케어'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은진 교수는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복합건물형 CCRC(Continuum Care Retirement Community, 종신개호형) 노인케어'를 소개하며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케어는 노인 주택 내에서 요양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심리적인 효과와 효율성을 높이는 주거와 케어가 결합된 케어레지던스 형태가 새로운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이러한 사례로 "미국 호텔 서비스 체인의 노인케어센터의 경우 1, 2층에 공용공간과 치매센터를 별도로 두고, 그 위 3개층을 요양시설로 사용하며 나머지 위층을 독립주거시설로 꾸몄다"고 말하며 "한 건물로된 형태에서 복합화된 공간을 구성해 공간과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공간계획이 시도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에 대해 노인의료비의 급속한 증가로 비용을 줄이기 위한 사전예방차원의 간호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며, 세대교류형 시설 혹은 사회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융화되는 고령자 서비스 공간의 계획이 중요해졌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