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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진 허용 '총력전' 비대면 진료업계, '윤심' 잡을까

    대통령실에 대국민 서명 전달하고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는 尹 대통령 방미 동행…의료계는 ‘재진’ 입장 굳건

    기사입력시간 2023-04-24 14:57
    최종업데이트 2023-04-24 14:57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는 24일부터 시작되는 윤석열 대통령 방미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사진=장지호 대표 페이스북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초진 허용 여부를 놓고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와 의료계가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산업계가 대통령실과 접촉을 늘리며 막판 반전을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재진 중심이라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고, 국회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도 초진 허용에 회의적인 상황에서 가장 윗선인 ‘대통령실’에 마지막 희망을 거는 모양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가 소속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지난 21일 10만명이 참여한 ‘비대면 진료 지키기 대국민 서명운동’ 결과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고 24일 밝혔다.
     
    비대면 진료를 현행대로 초진부터 허용해달라는 내용의 해당 서명운동은 지난 14일부터 코스포,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컨슈머워치 등이 주도했다. 비대면 진료 지키기 대국민 서명운동과 함께 진행됐던 ‘(비대면 진료) 지켜줘 챌린지’에는 배달의민족 김봉진 의장, 야놀자 이수진 대표, 치과의사 출신인 토스 이승건 대표 등 유명 스타트업 대표들도 동참하며 이목을 끈 바 있다.
     
    코스포 박재욱 의장(쏘카 대표)은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10만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했다는 것은 많은 국민에게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진료가 꼭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서명운동의 의의를 설명했다.

    초진 허용에 부정적인 국회∙복지부…대통령실 '접촉' 늘리는 산업계
     
    비대면 진료 업계가 대통령실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닥터나우 박건태 공동창업자가 초진 허용을 호소하는 내용의 손편지를 대통령실에 전달했고, 이후에는 원산협 소속 6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대표들이 직접 대통령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는 24일부터 시작되는 윤석열 대통령 방미 일정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쉽진 않겠지만 장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짧게라도 업계의 어려운 상황을 읍소할 기회를 갖게 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비대면 진에 대해 제도화를 공약으로 내걸며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왔다. 올 초 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국내 기업들과 만남에서는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들의 어려움에 대해 먼저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닥터나우 측은 “방미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지만, 업계 관계자는 “장 대표가 방미에 동행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회∙복지부∙의료게 등을 향한) 전방위적 압박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코스포, 컨슈머워치 관계자들은 21일 대통령실에 비대면 진료 지키기 대국민 서명운동 결과를 전달했다. 사진=코스포

    자동종료 '임박' 비대면 진료…의료계는 '재진' 입장 확고

    비대면 진료 업계가 대국민 설문조사, 대통령실 방문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건 비대면 진료 자동 종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복지부가 앞서 밝힌대로 5~6월께 코로나 위기 단계가 격하되면 한시적 허용 상태인 비대면 진료는 불법이 된다.
     
    정부와 여당은 비대면 진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범사업 내용은 ‘재진 중심’, ‘의원급 한정’ 등으로 지금에 비해 좁혀질 공산이 크다.
     
    이처럼 산업계가 초진 허용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의료계는 초진은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굳건히 하고 있다. 환자 안전을 위해 초진은 대면 진료로 해야한다는 것이다.
     
    실제 의협은 최근 복지부와의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재진·의원급 중심의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에 합의했다.
     
    대한내과의사회, 대한의원협회 등 의료계 일각에선 재진을 포함해 비대면 진료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의협 대의원들도 재진 중심 제도화라는 집행부의 행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23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조건부 찬성’ 안건이 의결됐는데, 대의원들이 일차의료기관 한정, 진찰료 최소 150~200% 보장과 함께 내건 조건 중 하나가 재진 한정이었다.

    의협 김이연 홍보이사는 “재진 중심이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최근 산업계와 일부 의사들이 초진 허용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은 초진 비대면 진료로 국민들과 나머지 의사 회원들이 입을 피해에 대해선 책임질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며 초진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