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20세 이전 발병한 가족성 편두통, 유전적 부담 높다

    대규모 핀란드 가족연구 결과 발표…가족성 편두통, 흔한 다수 유전자 변이 영향이 더 커

    기사입력시간 2018-05-05 04:31
    최종업데이트 2018-05-05 04:31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드물지만 영향이 큰 유전자 변이보다 영향은 더 적지만 흔한 다수의 유전자 변이 결합이 더 많이 편두통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유전 부담은 20세 이전에 편두통이 발생한 환자에서 높았다.

    핀란드 헬싱키대학교와 헬싱키대학병원,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하버드대학교의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 공동 연구팀이 편두통 가족력이 있는 8319명을 대상으로 다유전자성 위험도 점수(polygenic risk scores, PRS)를 평가한 결과가 3일(현지시간) 신경과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저널 가운데 하나인 뉴런(Neuron)에 게재됐다.

    이는 편두통이 있는 1589가족을 대상으로 의료기록과 유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편두통 가족집적성(familial aggregation)에서 흔히 나타나는 변이 부담을 분석한 연구로, 편두통에 관한 연구로는 가장 큰 규모의 가족 유전자 연구다.

    가족집적성은 어떤 질병을 가진 사람의 가까운 가족에게 다른 가족에서보다 그 질병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편두통의 분자 메커니즘과 가족집적성의 원인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편두통 환자 5만 9000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편두통에 취약하도록 만드는 40개 이상의 주요 유전적 위험 변이가 확인됐다. 또한 이 이전 연구에서는 편두통에 미치는 영향이 더 적은 수백 또는 수천개 변이에 대한 근거를 제공했다.

    이번에 수행된 연구에서 연구팀은 이러한 모든 관련 위험 변이 정보를 결합한 뒤 연구에 참여한 개개인의 PRS를 계산했다. 유전적 위험도 점수는 편두통 환자 하위그룹에서 흔히 나타나는 변이에 의한 유전적 부담(genetic burden)을 추정하고 비교하는데 사용됐다.

    브로드연구소 파드라히 곰리(Padhraig Gormley) 교수는 "드물지만 영향력이 높은, 흔하지만 영향은 더 적은 유전자 변이 모두 편두통의 가족집적성과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우리는 둘 가운데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와 특정 유형의 편두통에서 유전적 부담이 더 높은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편두통 환자 가운데 3분의 1에서는 전조증상(aura)이라 불리는 추가적인 신경 증상이 발생한다. 핀란드 편두통 가족 코호트에는 전형조짐편두통(Migraine with typical Aura)로 진단받은 2420명과 반신마비편두통(hemiplegic migraine) 진단을 받은 540명이 포함됐다.

    가족코호트는 인구기반 코호트인 FINRISK와도 비교됐다. FINRISK에는 1만 5000명 가량이 참여햇고, 편두통 환자가 1100명 포함됐다.

    연구 결과 가족편두통 케이스는 인구집단 코호트의 일반 편두통 케이스와 비교했을 때 PRS가 전반적으로 더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편두통의 유형에 따라 흔한 변이 부담도 명확하게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신마비편두통은 그동안 주로 3개 유전자의 드문 변이에 의해 질병이 유발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들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하위분석에서 오히려 흔한 위험 변이의 결합이 드문 변이의 효과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든 편두통 유형을 분석했을 때 유전적 부담은 반신마비편두통 환자에서 가장 높았다.

    추가 분석에서 높은 PRS는 낮은 편두통 발병 연령, 편두통 증상의 중증도와 관련이 있었는데, 20세 이전에 두통이 발병한 환자는 그 이후 발병한 환자보다 유전적 부담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헬싱키대학교 핀란드분자의학연구소(FIMM) 아르노 팔로티(Aarno Palotie) 교수는 "이번 연구는 편두통 유형이 유전적으로 이질적인 질병(genetically heterogeneous diseases)이라는 가설을 뒷받침한다"면서 "흔하거나 희귀한 편두통 유형 모두에서 흔한 다수의 유전적 변이(common polygenic variation)가 가족성 질환에서 더 많은 원인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족성 환자에서 흔한 유전자 변이의 영향에 놀랐다"면서 "그러나 편두통에 대한 유전적 소인을 대부분 설명할 수 없고, 더 많은 흔한 또는 희귀한 편두통 위험 변이를 밝히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연구는 국제두통유전학컨소시엄(International Headache Genetics Consortium) 멤버와, 23앤드미(23andMe) 연구팀, MSD(Merck & Co)와 공동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