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이 개발하고 있는 글루카곤·GLP-1 이중 작용제가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임상시험에서 1차 및 주요 2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시키며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가 될 가능성을 높였다.
베링거는 MASH 2상 임상시험에서 서보두티드(Survodutide, 개발명 BI 456906)로 치료한 성인의 최대 83.0%에서 위약(18.2%)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MASH가 개선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임상시험에서 서보두티드는 48주 후 섬유화단계 F1, F2, F3의 악화 없이 조직검사로 입증된 MASH 개선에 도달해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또한 간 섬유화를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개선하는 등 모든 2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전체 데이터는 향후 몇 달 내 발표될 예정이다.
베링거 측은 "2상 임상시험에서 이 정도의 효과를 입증한 것은 서보두티드가 처음이다"면서 "MASH에 대한 베스트인 치료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베링거에 따르면 서보두티드의 글루카곤 작용제 성분은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키고 간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잠재적으로 섬유증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GLP-1 작용제 성분은 식욕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포만감을 증가시킨다.
연구팀은 이번 임상에서 2.4㎎, 4.8㎎, 6.0㎎ 세 가지 용량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모든 용량에서 MASH가 개선됐다. 서보두티드 치료는 6.0㎎ 고용량을 포함해 예상치 못한 안전성 또는 내약성 문제를 나타내지 않았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 의대(Virginia Commonwealth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아룬 산얄(Arun Sanyal) 교수는 "MASH와 섬유증에 대한 서보두티드의 2상 임상시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 매우 기쁘다"면서 "올해 상반기 학회에서 섬유증이 개선된 성인의 비율을 포함한 주요 2차 평가변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링거 카린느 브루이용(Carinne Brouillon) 인체의약품 총괄은 "간에서 직접 작용하는 글루카곤 수용체 작용이 진정한 차별화 요소라 생각한다"면서 "상호 연결된 심장, 신장, 대사 질환의 영향을 받는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이 잠재적 치료제를 가능한 빨리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우리는 이미 비만에 대한 3상 임상 프로그램을 시작해 다른 관련 질환에 대해서도 서보두티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보두티드의 MASH 적응증은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Fast Track) 지정을, 지난해 11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프라임(PRIME) 지정을 받았다.
한편 서보두티드는 여러 3상 임상시험에서 과체중 및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2형 당뇨병이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SYNCHRONIZE-1 및 SYNCHRONIZE-2, 심혈관질환과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포함한 SYNCHRONIZE-CVOT과 함께 일본(SYNCHRONIZE-JP)과 중국(SYNCHRONIZE-CN)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