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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25개 바이오클러스터 중복·비효율…글로벌 신약개발 위한 협업·시너지 필요"

    클러스터 연계 비롯 심사인력 확충·대규모 펀딩 등 선결 과제 다수 지적…복지부 '바이오의약품' 분과 만든다

    기사입력시간 2022-04-16 12:08
    최종업데이트 2022-06-01 00:20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신약개발 R&D 투자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치닫고 있어 내수시장만으로는 원금 회수가 불가능하지만, 국산신약 34개 중 글로벌 진출 신약은 3개에 그친다.

    글로벌 신약 창출과 바이오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클러스터 협업과 규제조화, R&BD 지원 등 선결해야 할 과제가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허경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대표·이형기 서울대병원 교수·양은영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 등 다수 전문가들은 15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동향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제12회 헬스케어 미래포럼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제언했다.
     
    사진 = 허경화 한국협신의약품컨소시엄 대표 헬스케어 미래포럼 발표 생중계 갈무리.

    허경화 한국협신의약품컨소시엄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약은 50건이었고, 이중 혁신신약이 54%를 차지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라이센스인, M&A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대표는 "미국, 유럽 등 주요제약강국들은 기초연구와 신약 개발, 상용화 사이 격차를 해소하고 신약개발 활성화를 위해 다수의 바이오클러스터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상생과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유럽 내 40여개 바이오클러스터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메인 과제를 토대로 협업을 추진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그러나 허 대표는 "국내 역시 15개 시도에 25개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있으나, 제약강국의 클러스터와 달리 차별점이 부족하고 클러스터간 협업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글로벌 신약개발 완주'라는 공통의 목표를 세우고 협업 플랫폼을 구축, 과제 중복 문제를 해소하면서 상생·효율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책·제도적 지원과 대규모 투자 필수…신기술 진입 장벽 높아 반드시 범부처·산·학·연·병 협업도 필수

    이와 함께 제약바이오산업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 높은 수익)이라는 특성을 고려해 최소 10년이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연하고 혁신적인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양은영 상무는 "삼성이 제약을 시작할 당시 항체의약품 분야가 이미 일반화된 기술이었기 때문에 글로벌 전문가 영입 등 자체적인 노력으로 10년만에 글로벌 탑3의 생산력을 갖췄다. 이제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라는 차세대 분야를 준비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선두주자가 없어 글로벌기업들과 같은 선상에서 경쟁을 벌여야 한다"면서 "민간기업의 독자적인 노력만으로는 시장을 선점하기 어려운 분야인만큼, 정부와 학계, 규제기관, 산업계, 바이오텍 전반의 협업이 필요하며, 임상시험 규제 완화 등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 이형기 교수도 "신약개발 앞에 K를 붙이려면 연간 200억~300억원의 투자로는 불가능하다. 정부와 민간이 같이 참여하는 방식의 1000억원대 제약바이오펀드를 8개정도 조성해야 한다"면서 "기술이전과 정보교류 등을 하는 상설 네트워크를 마련, 국내기업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신약개발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마련해야 하며, 이는 사업단 형식이나 임시조직이 아닌 독립적인 예산을 가지고 자체 인사권 행사가 가능한 상설기구 형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약개발 가속화를 위한 지원은 물론, 환자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정책·제도 보완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신약개발은 궁극적으로 환자치료를 위한 것이다. 빠른 개발과 허가는 물론 보험급여를 통한 신약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재정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별도의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역시 "일단 환자를 살리고 행정적인 절차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첨단바이오의약품의 높은 효과성을 고려해 우선치료를 시행하고 이후 정책적인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신약개발·상용화 속도 높이려면 식약처 심사인력 확충 불가피…정부 '바이오의약품' 분과 마련
     
    사진 = 산학연병 관련 전문가들이 K-바이오산업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헬스케어 미래포럼 발표 생중계 갈무리).

    이날 다수의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는 규제조화가 필요한 산업인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심사 인력 확충과 전문성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정현철 바이오의약품정책과장도 동의하면서, "심사인력이 지난해 기준으로 228명이다. 미국은 8000명, 유럽 4000명, 캐나다 1150명, 일본 580명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 이는 수수료 문제에서 기인하는데, 우리나라는 품목허가 신청시 수수료가 803만원에 그치지만 미국 35억원, 유럽 4억원, 일본 3억원, 캐나다 3억원으로, 선제적·동반자적 심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재정 부족으로 인한 심사 인력 미비는 결국 지속적인 제약바이오산업의 부가가치 창출과 성장을 저해할 것이다. 인력 확보와 수수료 상향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연간 660억원에 불과한 규제과학분야 R&D 예산을 높여 전문성을 강화하고, 동시에 규제과학 진흥을 위한 관련 근거들의 법제화도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나온 글로벌신약개발을 위한 선결과제 제언들을 3차 종합계획에 포함, 정책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양윤석 보건산업진흥과장은 "우선 대규모 R&D 투자가 필요하다는 산업계 의견에 공감한다. 지난해 백신 개발과정에서 1000억~1500억원대 펀드의 규모가 부족하다고 판단, 올해 5000억원대 규모로 조성하려고 한다"면서 "이와 함께 오송, 대구 등 첨복단지와 지자체 클러스터 들의 연계성을 확보하는 정책과 과제를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 과장은 "바이오의약품, 특히 유전자치료제, 세포치료제, 희귀질환치료제 등 매우 세분화돼 있으며, 맞춤형 치료제인만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이 같은 특성을 반영해 바이오의약품의 별도 분과를 마련하고 관련 정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3차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시기로, 오늘 나온 다양한 정책 제언과 함께 업계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정책화시키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오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인만큼, 글로벌한 바이오의약품 1개라도 더 나올 수 있도록 많은 의견을 제안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