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투자 없이 200억 매출 ‘딜라이트룸’…“글로벌 1위 알람 앱 '알라미'에 슬립테크 접목”

    [헬스케어CEO 인터뷰] 딜라이트룸 신재명 대표 "알람 앱 넘어 성공적 아침 만드는 모닝웰니스 앱으로 키울 것"

    기사입력시간 2023-09-03 12:30
    최종업데이트 2023-11-30 12:26

    딜라이트룸 신재명 대표. 사진=딜라이트룸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단 한 푼의 투자도 받지 않고 10년 만에 200억에 육박하는 매출을 내는 데 성공한 스타트업이 있다. 글로벌 1위 알람 앱 ‘알라미’를 개발한 신재명 대표가 이끄는 딜라이트룸의 이야기다.
     
    딜라이트룸의 알람 앱 ‘알라미’는 아침에 잠에서 깨지 못하는 이들을 ‘완전히, 확실하게’ 깨워주는 앱으로 주목받으며 지금까지 누적 7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100여개 국가에서 1위에 올랐다. 시끄러운 알람을 해제하기 위해선 침대에서 나와 화장실 사진을 찍거나 스쿼트를 해야 한다. 일어나지 않고는 못 베기게 하는 셈이다.
     
    알람 앱으로 전 세계인들의 기상을 책임져온 딜라이트룸은 최근 사용자들에게 성공적인 아침을 선사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슬립테크 분야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성공적인 아침을 위해선 단순히 제 시간에 일어나는 것 뿐 아니라, 꿀잠을 자고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서울 강남구 딜라이트룸 본사에서 신재명 대표를 만나 딜라이트룸의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완전히, 확실히' 깨워주는 알람 앱…누적 7500만 다운로드∙유료 구독자 9만명

    - 딜라이트룸의 알라미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 드린다.
     
    알라미는 누적 75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고, 97개국에서 1위를 기록한 알람앱이다. 사람들이 아침에 제 시간에 일어나지 못하는 문제를 뾰족하게 풀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알람이 울려도 다시 끄고 자는 경우도 많다. 우리는 무조건 깨운다는 컨셉으로 잘 커왔다. 무료로도 사용이 가능하고 유료 구독 모델도 있다. 무료 사용자도 특정 장소의 사진을 찍어야 꺼지는 알람이 꺼지는 기능을 비롯해 대부분의 기능은 사용할 수 있다.

    유료 구독을 해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스쿼트를 해야 알람이 해제된다거나, 알람 소리가 갑자기 엄청 커지는 등 돈을 내고서라도 이런 기능을 써야 일어날 수 있는 사용자들을 위한 것이다. 최근에는 잘 자고 잘 일어나는 것까지 전체 여정을 커버하는 모닝웰니스 앱으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DAU는 220만명, 유료 구독자는 9만명 정도다.
     
    - 알람 앱으로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뭔가.
     
    개인적으로 아침 일찍 일어나서 뭔가 하는 걸 좋아한다. 마음은 일찍 일어나고 싶은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게 문제였다. 아침에 일어나려고 여러가지 시도를 하던 중 전날 밤에 알람을 맞춘 시계를 화장실에 두고 자는 방법을 써봤다. 알람을 끄러 화장실까지 갔더니, 안 일어날 수가 없겠더라. 당시에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던 시기였는데,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쓰려고 만들었고 특정 장소의 사진을 찍어야 알람이 꺼지는 한 가지 기능만 있었다. 직접 써보니 효과가 너무 좋았고, 비슷한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도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창업했다.
     
    - 기존에도 여타 알람 앱들이 있었을 것 같다. 알라미가 세계 1위가 될 수 있었던 요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뾰족하게 알람 앱의 본질인 깨우는 일에 집중한 게 핵심이라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기존 알람 앱을 쓰는데도 일어나지 못 한다. 알람 앱은 특정 시간을 알기 위해 쓰지만 결국 주 목적은 제 시간에 일어나는 것 아닌가. 그런데 기존 알람 앱들은 시간만 알려주고 끝인 경우가 대부분이더라. 사람들을 확실히 깨워주는 것까지 책임 범위를 넓히는 데 집중해보자고 생각했고, 자연스레 기존 앱들과 차별화됐다.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우리 앱을 쓰면 더 잘 일어날 수 있다는 경험이 쌓였고 글로벌 1위까지 온 원동력이 됐다.

    해외 사용자 비율 85%…투자 없이 약 200억 매출 달성
     
    -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온 것으로 안다. 국가별 사용자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
     
    해외 사용자 비율이 85% 정도다. 미국이 30%로 가장 많고, 실제 수익의 절반 이상도 미국에서 나온다. 그 외에 사용자 비율은 170여개국에 고르게 분포돼 있는데, 상위권에는 일본, 한국, 유럽 국가 등이 있다.
     
    - 구독을 하지 않더라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한 걸로 안다. 유무료 이용 시 차이는 뭔가.
     
    무료로도 특정 장소의 사진을 찍어야 꺼지는 알람이 꺼지는 기능을 비롯해 대부분의 기능은 사용할 수 있다. 유료 구독을 해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스쿼트를 해야 알람이 해제된다든가, 알람 소리가 갑자기 엄청 커지는 기능 등 돈을 내고서라도 이런 기능을 써야 일어날 수 있는 사용자들을 위한 거다.

    -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투자를 받지 않았는데 이유가 있나. 상장 계획은 없는지도 궁금하다.
     
    투자를 일부러 받지 않은 건 아니다. 투자는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수단인데, 창업을 했던 대학생 시절에는 자금이 더 많다고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보다는 개인적인 역량과 경험 부족을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투자보다는 내실을 다지며 창업가로서 갖춰야 할 근육을 키우는 데 신경을 더 썼다. 다행히 처음부터 수익이 나기도 했다. 문제는 버는 돈을 잘 쓰는 근육도 없었다는 거다. 그래서 투자를 통해 더 많은 돈이 들어온다고 해서 그 돈을 잘 쓸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들지 않았다. 차근차근 성장하는 데 집중했고, 그러다보니 투자를 받지 않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
     
    한 마디로 ‘투자는 무조건 받지 않겠다’라는 기조로 온 건 아니었다. 운이 좋게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다보니 그렇게 됐다. 앞으로도 투자를 받을 가능성은 열려있다. 다만 이유는 명확해야 한다.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더 좋은 방향성을 가져가기 위해 현재 자본만으로는 어려운 상황이 된다면 상장이나 투자 유치도 가능하다. 지금 당장은 계획이 없다.
     
    - 매출과 영업이익은 어느정도 되나. 매출 구성도 궁금하다.
     
    작년 기준 매출은 192억원, 영업이익은 110억원가량 된다. 올해 목표는 작년 대비 매출 30% 성장이다. 매출 비율은 광고 매출이 65%, 구독 매출이 35% 정도다. 구독 매출은 구독자 모수를 끝없이 늘리는 건 한계가 있다고 봤다.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광고를 통해 수익화를 하기 위해 애드테크(Ad Tech)를 깊게 팠다.
     
    알라미의 수면 사운드와 수면 모드.

    모닝웰니스 앱으로 확장 노려수면 사운드 이어 수면단계 측정 기능 탑재 예정
     
    - 알람 앱에서 벗어나 수면 전 단계부터 기상 이후까지 수면 전 과정을 관리하는 '모닝 웰니스 솔루션'으로 거듭날 계획인 것으로 안다. 이를 위해 어떤 준비들을 하고 있나.
     
    사용자들이 성공적인 아침을 맞는 걸 도와주려 한다. 성공적 아침을 만들기 위해선 우선 정한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이 부분은 우리가 어느정도 잘 풀고 있다. 두 번째로 좀 더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게 수면이다. 잘 일어나려면 잘 자야 한다. 실제 사용자들이 알람 앱을 가장 많이 쓰는 시간대가 아침 다음으로 저녁이다. 알람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두 가지 중 아침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저녁으로 확장하려 한다. 우선 파일럿으로 나오고 있는 게 수면 사운드다. 시중에 수면을 돕기 위한 ASMR 앱 등이 굉장히 많은데, 우리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하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센서만으로 수면 단계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도 연구하고 있다. 3분기 중에는 파일럿 버전이 나올 예정이다. 그러면 수면 쪽에서는 잘 재우고 잘 자는지를 추적 할수 있다.
     
    이미 아침에는 사용자들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얼마나 힘들게 일어났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 여기에 수면 관련 데이터들까지 합쳐질 수 있고, 이를 통해 사용자의 아침 컨디션이 어떤지를 정량화하기 위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관련 내용을 의료정보학, 헬스케어 분야 국제 학술지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투고하기도 했다.
     
    사용자들이 잘 자고 잘 일어나는 것을 넘어서 일어난 후에 어떤 행동을 할 수 있게 할지에 대해서도 준비 중이다. 일어나서 처음 어떤 콘텐츠를 보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있지 않나.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을 개는 것부터 시작하면 하루가 달라진다는 얘기들이다. 이렇게 사용자들이 원하는 사소한 행동을 원활히 할 수 있게 개입하고 관리해주는 것까지를 ‘아침 여정’이라 생각한다.
     
    - B2C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기업들의 임직원 건강관리도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수면 관련 B2B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나.
     
    실제 기업들이 EAP(근로자 지원 프로그램)를 많이 도입하고 있기 때문에 고려는 하고 있다. 그런데 결국 B2C에서 먼저 효과가 입증돼야 한다고 본다. 기업 입장에서도 직원들이 유용하게 쓰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다. B2B 서비스는 B2C에서 입증면 자연스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슬립테크, 데이터 제시만으론 안 돼소 왓(So what?) 해결해야

    - 최근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수면 모니터링 등 다양한 슬립테크가 각광받고 있다. 협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기업들이 있나.
     
    해외 슬립테크 기업들이나 디지털 치료기기 회사도 다수 봤는데 현재로선 특별히 염두에 두고 있는 곳은 없다. 특히 슬립 트래킹을 잘하는 회사들이 굉장히 많은데, 여전히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킬러 앱은 없더라. 그 이유는 ‘소 왓’(So what∙그래서 어쩌라고)을 못 풀었기 때문이다. 트래킹은 잘 했다고 사용자의 수면 질이 자연스레 올라가는 건 아니지 않나. 결국 그 문제는 사용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이런 ‘반쪽짜리’ 상태를 극복하는 게 앞으로 슬립테크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유틸리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 딜라이트룸은 사용자가 제 시간에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고, 수면 트래킹을 통해 나오는 데이터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본다. 지금은 이 데이터들로 어떻게 '소 왓'을 만들어 낼 지에 집중하고 있고, 그런 측면에서는 협업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전략적으로 투자를 했던 곳이 스마트 매트리스를 만든 삼분의 일이라는 회사다. 스마트 매트리스는 온도 조절 등을 통해 사용자의 깊은 수면의 비율을 높여 수면 질에 도움을 준다. 이렇게 다양한 회사들과 협업하거나 투자∙인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
     
    - 슬립테크 분야는 애플, 삼성 등 글로벌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딜라이트룸이 이들 대기업과 경쟁에서 가질 강점은 뭔가.
     
    아직 슬립테크 시장이 성숙한 시장은 아니다. 그래서 대기업들이 들어온다면 경쟁이라기보다는 슬립테크에 대한 사람들의 인지도를 확장해줄 수 있고,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생이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결국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잘할 수 있는 건 문제를 뾰족하게 빠르게 풀어내는 거다. 앞으로 '소 왓'에 대한 대답을 만들면서 대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구도를 그려나가겠다.

    또 개인적으로도 대기업들이 슬립테크 분야에서 킬링 기능을 만드는 걸 보고 싶다. 앞선 얘기와 연결되는 데 현재 시장에서 '소 왓'을 풀어내는 기업들이 많지 않다. 대기업들이 들어와서 킬링 기능을 만들어낸다면 그걸 보는 것 만으로도 같은 업계의 회사로서 도움이 될 거다
     
    - 앞으로 슬립테크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 왓을 푸는 곳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할 거다. 미국의 스마트 매트리스 기업인 에잇슬립(Eight sleep)이 대표적이다. 예전에는 슬립 트랙킹에만 갇혀 있던 것들이 이제는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 과거엔 기술에서 시작했다면 이제는 유틸리티에서 시작하거나 유틸리티로 확장하는 곳들이 늘어날 걸로 본다.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효용감을 느꼈는데, 알고 보니 이미 연구를 통해 근거가 마련돼 있는 식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슬립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고, 우리도 그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달라.
     
    딜라이트룸은 알람의 본질을 재정의하는 회사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지금 사람들에게 알라미가 어떤 앱이냐고 물어보면 시간을 알려주는 앱이라는 답이 돌아올 수 있겠지만, 10년 뒤에는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 아침을 성공적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로 소구될 수 있다고 믿는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