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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뜩이나 외과계 의사 부족한데…수술실 CCTV 의무화되면 수술과 기피 현상 악화할 것

    [칼럼]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

    기사입력시간 2021-06-15 11:38
    최종업데이트 2021-06-15 11:3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대한민국 의료는 여러모로 기형적이다. 전국민 강제 건강보험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할 보조금은 제대로 내놓지 않으면서도 대부분의 의료 자원을 민간에게 떠넘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구호만 가득한 공공의료를 경험하고 있다. 앞에서는 '엄지척'이지만 뒤에서는 의료진들에게 적절한 급여를 주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의료현장에 법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공공의 의무를 강요하는 정도가 심해질수록  민간의 영역인 의료 부분은 위축되기 쉽다는 것은 의사들의 필수의료 기피 현상으로 가늠해볼 수 있다.

    산부인과나 흉부외과, 일반외과 등 생명과 직결되는 전문과들은 고된 노동과 낮은 수가, 잦은 소송과 수억대의 배상금 및 형사고발과 구속 등으로 해마다 지원하려는 수련의들이 줄어들고 있다.

    지역에서 분만 산부인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은 언론에 가끔 나오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이나 입법 등은 찾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수술실 CCTV 설치가 의무화되면 수술실에 자발적으로 걸어들어가는 의사들은 씨가 마를 것이다. 스스로 올가미에 걸리고 싶은 의사들이 있을까?

    의과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수련기간 갈고 닦은 기술을 토대로 수술을 하는 외과계 의사들은 본인들이  잠재적 범죄자로 의심받는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기 힘들 것이고 자괴감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외과계 의사들은 아무리 수가를 올려줘도 수술대 앞에 서기가 두려울 것이다.

    감시의 끝판왕 수술실CCTV. 이제는 의사들에게 소명의식, 사명감을 강요하기 힘들게 됐다. '히포크라테스 선언을 되새겨 보라'는 말도 할 필요가 없어졌다. 양심에 맡겨주고 신뢰 속에서 진료행위를 하는것에 대한 환자와 의사간의 라포는 폐쇄회로 화면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아마도 수술실의 의사들은 CCTV 속에서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관련 컨설팅도 받아서 좀 더 노련하게 행동하는 쇼닥터 노릇에 집중할 수도 있다. 수술 성패 여부와 상관없이, 보여지는 것이 더 중요해졌으니까.

    공공의료를 확대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정치인들은 외과계 기피현상과 수술의 질 저하에 대한 대책을 먼저 세우고 나서 CCTV 수술실 설치 의무화를 입법하길 바란다. 

    출산율 최저국가에서 분만 소외지역 확대나 소아과 줄폐업에 이어 CCTV 감시로 외과계 절멸이 이뤄지면 위급한 순간에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전국의 병원을 전전하거나, 수술팀을 줄서서 기다리거나, 일본, 동남아, 중국으로 원정 수술을 받으러 갈 날이 올 수있다는 것쯤은 국민 여러분들도 예상하고 계시리라 믿는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울 수는 없다. 여기서 빈대는 UA(unlicenced Assistant 무면허의료보조자)를 비롯한 일부 무면허 업자이고 초가삼간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 누더기 필수의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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