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전이 이재명∙박용진∙강훈식 의원의 3파전으로 좁혀지면서 의료계도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권은 교체됐지만 국회 의석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힘은 건재하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미우나 고우나 남은 21대 국회 임기 동안 의료 관련 법안을 추진하거나 저지하기 위해서 야당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셈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간호법, 의사면허취소법 등 휘발성 높은 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지난 2020년 의료계 총파업의 단초가 됐던 의대 신설 문제도 야당 의원 주최 국회 토론회가 열리는 등 재차 불이 지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야당인 민주당은 차기 지도부를 뽑기 위한 선거전에 돌입했다.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의료 관련 법안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의료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날 28일에 진행됐던 당 대표 예비경선에서는 기호 1번 박용진, 4번 이재명, 5번 강훈식 의원이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전반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위원장과 위원으로 활동했던 김민석 의원, 강병원 의원은 컷오프의 고배를 마셨다.
경선을 통과한 세 후보는 다음달 말 예정된 전당대회 본선에서 당 대표 자리를 두고 겨루게 된다. 현재로선 대선 후보까지 지냈던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용진, 강훈식 의원도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선에 진출한 세 후보 중 의료계가 가장 껄끄러워 할 인물은 이재명 의원이다. 이 의원은 원외에서 지자체장으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의료계가 반대하는 이슈들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경기도의료원에 수술실 CCTV를 설치하며 의료계와 각을 세웠고, 이후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거를 치르면서도 의료계가 반대해 온 공약들을 다수 발표했다.
특히 공공의대(국립의학전문대학원)와 지역의대 신설, 간호법, 건강보험공단 특사경법, 실손보험 간소화법 등은 이 의원이 직접 언급까지 하며 의지를 보였던 사안들이다.
재선 의원인 박용진 의원도 의료계에 호의적이지 않은 인물이다. 박 의원은 지난해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의사 기득권 타파’를 공약한 바 있다.
박 의원은 당시 기득권 타파 대통령이 되겠다며 우리나라 3대 기득권으로 연금 기득권, 정규직 기득권과 함께 의사 기득권을 꼽았다. 일부 의사집단의 기득권 보호를 위한 행동으로 국민건강 확장 정책 논의와 공공의대 확대 등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제도 도입이 어렵다며 2020년 의료계 총파업 사태를 에둘러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 외에도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서울대병원에 수술실 CCTV 시범적으로 도입하자고 제안하기도 했었다.
재선의 강훈식 의원은 21대 후반기 국회에 야당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로 선임되면서 처음으로 의료계와 연을 맺게 됐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당시 같은당 남인순 의원이 발의한 의사면허취소법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바 있지만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계엔 낯선 인물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현재 국회 구도상 야당은 법안 추진을 위해 필요한 강한 힘을 갖고 있는데, 결국 이재명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게 기정사실로 보인다”며 “지금껏 국민 건강을 위해 헌신해 온 의사들을 타파해할 기득권으로 몰아세우며 갈라치기 하는 대신에 의사와 국민이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정치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