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은 14일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에서 연대사를 통해 "현재 부족한 것은 의사의 숫자가 아니라 제대로 된 정책이다"면서 정부, 국회, 시민단체에 사실을 호도하지 말고 의료계와 끝장토론 하자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의사들이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코로나를 막아내고 있지만 가을 대유행이 경고되어 의료진은 긴장하고 있다. 긴장을 늦추지 말고 국민 보호를 위해 힘써야 하는 정부가 갑자기 의사증원을 밀어붙여 의사들을 길거리에 내몰고 있다, 지친 의사들에게 사기 진작을 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자괴감으로 치를 떨게 만들고 있다. 이것이 덕분에 챌린지의 모습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김 회장은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의료가 최강이라고 한다. K-방역의 우수성을 자랑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언제든지 CT MRI를 찍고, 수술이 가능하고, 동네에서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면서 "현재 부족한 것은 의사의 숫자가 아니라 제대로 된 정책이다. 정부에게 책임이 있다. 정부의 막무가내 식 정책 추진은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정부는 OECD 국가와 비교하며 의사를 늘려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의사 수가 증가하고 있고 인구 증가율은 최저다. 의사 증원은 훗날 대한민국 의료 인프라를 파괴할 폭탄이 될 것이다. 선진국 의사처럼 조금만 일하고 편하게 쉴 수 있도록 OECD 국가 만큼 수가도 보장하고, 재정 투입도 해야 한다"면서 "의사 숫자 단순비교로 호도하지 말고 수가나 국가 재정 투입을 OECD 국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산부인과 의사 숫자가 부족해 지방에서 산부인과가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절대로 아니다. 필수의료 담당 의사를 늘리겠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의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수술이나 분만으로는 병원을 운영할 수 없으니 지방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수의료 근무를 강제로 10년 시켜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필수의료 담당 의사는 또다시 연기처럼 사라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의사 증원을 찬성하는 병원장에게 "의사를 늘리면 의사가 넘쳐나 저 임금으로 쉽게 고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저 수가를 정상 수가로 만들자고 정부에 먼저 항의하라. 봉직 의사를 계약직이 아닌 정년보장을 실천 해보라. 의사 채용 쉬워질 것이다"면서 "쉬운 길을 놔두고 10년 후 의사증원의 바람을 잡는가? 제발 후배들의 앞길에 재 뿌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정부나 여당은 의사증원의 필요하다면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한다. 힘이 있다고 밀어붙일 정책이 아니다. 의전원이나 서남대 실패 사례처럼 의사들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그 피해는 모두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면서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은 세금의 낭비이며, 의료백년을 망칠 정책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