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가 오늘(24일)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환산지수를 행위유형별로 차등 적용하는 안을 최종 논의하기로 하면서 의료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오늘 건정심을 개최하고 협상이 결렬된 병·의원의 2025년 환산지수 인상 투입 재정의 상당분을원가 대비 보상이 낮은 행위유형에 추가 보상하는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지난 6월 27일 열린 건정심에서도 해당 안건에 대해 집중 논의하며 “환산지수를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유지한다면 필수의료에 대한 투자를 늘려도 불합리한 보상 격차는 계속 확대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며, 앞으로도 의료계와 논의를 거쳐 근본적인 수가 구조 개편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제도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복지부는 7월 18일 건정심 소위를 열고 의원급 의료기관에 공단이 협상 당시 최종 제시했던 수치인 1.9% 인상에 해당하는 재정을 투입하되 이를 쪼개어 일부 재정은 환산지수를 0.5% 인상에 사용하고, 나머지 1.4%는 진찰료 인상(초진료와 재진료를 각 4% 인상)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검체‧기능‧영상 환산지수를 깎아 소아·필수의료 분야 수술·처지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의료계 반대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해부터 감지돼 온 정부의 환산지수 차등적용에 결사반대하며, 올해 수가협상 시작 전부터 환산지수 차등지급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정부가 끝내 선결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협상은 결렬됐고, 정부는 의료계의 반대에 굴하지 않고 환산지수 차등지급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대한일반과의사회 성명서를 내고 환산지수 쪼개기가 진료과별, 의료기관별 갈라치기로 내분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환산지수 차등지급이 도입되면) 진료 과목이나 기관에 따라 진찰료 비중이나 초재진 비중 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 환산지수를 쪼개 진찰료 인상에 사용할 경우 그에 따른 유불리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는 작금 의대정원 증원 문제 등으로 정부와 대립 중인 의사들의 분열을 노린 복지부의 계략”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환산지수 쪼개기로 인한 유불리를 떠나 원칙에 어긋한 모략적 정책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더욱이 환산지수 인상에 투입될 재원을 진찰료 인상에 투입하는 건 장기적으로 오히려 총진료비 감소 등 손해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이에 보건복지부는 의사들이 결코 동의하지 않은 환산지수 쪼개기 안을 건정심에서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역시 성명서를 내고 환산지수 차등지급에 대해 "공단과 정부는 저평가된 분야의 수가를 더 올려주어 의료행위 보상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논리를 펼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한민국 의료수가가 정부가 기준 삼는 OECD 평균에 미칠 때나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개협은 "전반적인 의료수가가 OECD 보다 낮은 상황에서 국가의 추가적인 재정 투입을 통해 전체적인 수가인상을 도모하기보다, 아랫돌 빼어 윗돌로 옳기는 임기응변식 정책을 일삼는다면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더욱더 암울해 질 것"이라며 "비이성적인 정책을 무책임하게 통과시킨다면, 이는 대한민국 의료계를 헤어날 수 없는 나락으로 밀어 넣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의협 역시 해당 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의협은 오늘 열리는 건정심 본회의에서 해당 안의 문제점을 적극 알리고 반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