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중국에서 디지털치료기기(디지털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인터넷 병원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제약사 등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중국 기업 넷레인(NetRain)의 취이(曲毅) 대표는 17일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열린 ‘한∙중 바이오&헬스케어 2022 컨퍼런스’에서 중국 디지털 치료제(디지털치료기기) 현황 및 트렌드를 주제로 발표했다.
취이 대표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중국 내에선 디지털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디지털치료 업계 백서’, ‘중국 디지털 치료 백서 2.0’ 등이 발표됐으며, 올 1월 하이난성 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디지털 건강 14차 5개년 발전 계획’ 안에는 디지털치료기기 탐색에 대한 선행 시험이 주요 과제 중 하나로 포함됐다.
취이 대표는 “지난 2017년 미국이 디지털치료기기 인허가를 완료했는데 중국 디지털치료기기 업계도 국제적 흐름에 발맞춰 점차 발전하고 있다”며 “디지털치료기기의 정의에 적합한 의료기기가 속속 인허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디지털치료기기 발전은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큰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디지털치료기기의 향후 중점 투자 지역은 의심할 여지 없이 중국이다. 전자 상거래 등 디지털 성장은 이미 서구의 대다수 국가를 넘어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비록 성장세는 가파르지만 다소 늦게 시작된 만큼 대규모 매출을 올리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았다”며 “향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디지털치료기기 등이 용이하게 처방될 수 있는 인터넷 병원의 폭발적 성장세도 놀랍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병원은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온라인 상에서 상담, 약처방, 약품 배송 등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의미한다. 지난 2015년 12월 개원한 ‘우전 인터넷 병원’이 중국 최초의 인터넷 병원이다. 중국 정부는 3년 뒤인 2018년, 관련 규범들을 연이어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인터넷 병원의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인터넷 병원 성장의 기폭제가 됐던 것은 2019년 말 중국을 덮쳤던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격리 환자들의 비대면 진료 수요가 폭증하고 중국 정부가 인터넷 병원에 대해 의료보험을 적용하면서 인터넷 병원이 급성장했다. 실제 2019년 158곳에 그쳤던 인터넷 병원은 2020년 4월 500곳으로 크게 늘었다. 2020년 6월 기준으론 1700곳에 달해 불과 3년여 만에 승인을 받은 인터넷 병원의 수가 10배 이상 증가했다.
취이 대표는 인터넷 병원에 대해 “디지털 의료의 기본적인 인프라이면서 진찰 전, 진찰 중, 진찰 후를 연결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또, 병원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증요한 인프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병원은 디지털치료기기의 기초 시설이자 수단이고, 디지털치료기기는 인터넷 병원의 가치이자 목적”이라며 “디지털치료는 앞으로 의료 분야에서 많은 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