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알파고(AlphaGo)를 개발한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DeepMind)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급성 신장 손상(AKI)을 최대 이틀 먼저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하면 향후 의사들이 급성 신장 손상을 치료하는데 48시간 앞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딥마인드는 31일 네이처(Nature)에 '미래의 급성 신장 손상에 대한 연속예측에 임상적으로 적용 가능한 접근법(A clinically applicable approach to continuous prediction of future acute kidney injury)'이라는 제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매년 수백만명이 조기 발견으로 예방할 수 있었던 질병으로 사망한다. 급성 신장 손상은 이러한 질환 중 하나로, 영국과 미국 입원환자 5명 중 1명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 신장 손상은 환자의 신장이 갑자기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는 질환으로, 발견이 어렵고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의사가 충분히 일찍 개입한다면 최대 30%까지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딥마인드 팀은 미국 보훈처(VA)와 협력해 100개 이상의 VA 사이트에서 수집한 포괄적인 전자건강기록(EHR) 데이터세트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이 현재 진단되는 것보다 최대 48시간 빨리 환자의 급성 신장 손상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태가 심각하게 악화돼 투석을 필요로 하는 환자에서는 10명 중 9명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초기 예방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고, 신장 투석같은 더 침습적인 시술의 필요성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감염인 패혈증과 같은 질병 및 악화의 다른 주요 원인을 일반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임상 현장에서 인공지능 구현의 핵심 장벽 중 하나인 '블랙박스(black box)'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모델은 신장 기능 저하를 예측하는데 가장 가장 중요한 임상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여러 관련 혈액 검사 결과도 예측할 수 있다. 이 정보는 임상의가 인공지능 지원(AI-enabled) 경보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이해하고, 환자의 악화를 예측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이러한 예측이 적시에 적절한 의료진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모바일 의료 보조 프로그램인 스트림스(Streams)에 대한 피어 리뷰 결과도 이번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 연구팀이 수행했다.
스트림스 앱은 2017년 초부터 영국 로열 프리 런던 NHS 재단(Royal Free London NHS Foundation Trust)에서 사용되고 있다. 기존 국가 AK1 알고리즘을 사용해 환자 악화 플래그를 지정하고, 침대 옆에서 의료 정보를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의료진 간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한다. 임상의들은 스트림스 도입 후 하루 최대 2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답했다.
딥마인드는 이 앱이 임상의들의 시간을 절약해주고, 환자 관리를 개선하며 병원에서 놓치는 급성 신장 손상 사례 수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트림스를 이용함으로써 의료진들은 15분 이내에 긴급한 사례(몇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과정)를 검토했고, 급성 신장 손상을 놓치는 비율은 12.4%에서 3.3%로 줄었다. 또한 급성 신장 손상 환자의 평균 입원비를 17% 줄였는데, 급성 신장 손상으로 NHS가 매년 10억 파운드 이상을 지출하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스트림스는 인공지능을 이용하지 않는다. 향후 연구팀은 임상의사에게 환자의 악화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예측형 인공지능 모델을 스트림스에 안전하게 통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