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올초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피습당한 후 119응급의료헬기를 이용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된 사건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권익위는 해당 사건에 대해 전 대표는 부정청탁 위반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사건을 종결했으나 병원 의사와 구급대원은 공무원으로서 공직자 행동강령 위반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23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이재명 대표의 병원 간 전원 및 119응급의료헬기 이용에 대해 부정청탁이나 특혜제공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신고사건에 대해 그간 관계법령과 확인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내려진 처분을 발표했다.
권익위는 22일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야당 대표와 그 비서실장인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에게 적용되는 공직자 행동강령이 부존재한다는 이유로 종결하고, 청탁금지법 위반행위 신고는 이를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사건을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서울대병원 및 부산대병원 의사가 병원 간 전원 및 119응급의료헬기 출동 요청 과정에서 공직자 행동강령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감독기관인 교육부와 해당 병원에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부산소방재난본부의 119응급의료헬기 출동 과정에서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사실이 확인돼 감독기관인 소방청과 부산광역시에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권익위는 "공직자 행동강령은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라 공직자가 준수해야 할 윤리규정으로 공무원 및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등이 모두 적용 대상"이라며 "공직자 행동강령 위반 신고가 있는 경우 국민권익위가 직접 조사하고 위반사실이 확인되면 감독기관 등에 통보하여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건 당시 이 대표의 서울대병원행, 응급의료헬기 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의료계는 정치인인 이 대표는 문제가 없고 외부 압력에 의해 이 과정을 조율했을 의대 교수들과 소방공무원에 책임을 묻는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치적인 이유로 해당 사건이 대충 처리된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서울대병원행을 결정한 것은 이 대표와 측근인 비서실장이라는 사실이 부산대병원의 진술을 통해 드러났음에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사건 당시 부산대병원은 충분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이 대표에게 전원을 권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뉴스:부산대병원 요청에 이재명 대표 전원 수용했다는 서울대병원…부산대병원 "전원 요청한 적 없다"]
해당 관계자는 "정치인이라는 권위를 이용해 헬기를 준비시키고, 병상을 만들게 할 수 있는 특혜가 이처럼 아무런 제재 없이 자행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라며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 의료 개혁을 외치는 정부에서 이런 결정이 나온 것부터가 의료 개혁에 대한 의지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