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을 간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비교하는 인체 시험의 필요성을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단클론항체와 재조합단백질 같이 작용 기전이 간단한 제품의 비교 효능 연구를 면제하자는 것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이 최근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맞춤형 임상 접근법을 주제로 한 컨셉 페이퍼를 발행하고 이같이 밝혔다. 4월 30일까지 공개 협의 기간을 거친 뒤 가이드라인 초안을 작성할 예정이다.
현재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동등성 평가 자료로 품질 데이터와 시험관 및 생체내 비임상 데이터, 비교 약동학, 약력학, 안전성 및 유효성 연구가 필요하다.
EMA는 "분석 과학의 발전과 그동안의 규제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생체 내 비임상 데이터와 최소한 작용 기전이 간단한 일부 덜 복잡한 생물학적 제제에서는 임상 효능 및 안전성 데이터의 중요성이 재평가돼야 한다. 비교 효능 연구(Comparative Efficacy Studies)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논의 배경을 밝혔다.
EMA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성장호르몬, 인슐린, 과립구자극인자(G-CSF) 등 재조합 단백질과 램시마(Remsima, 성분명 인플릭시맙)와 같은 단클론항체(mAb) 바이오시밀러로 90여개에 달하는 제품을 허가했다.
유럽연합(EU)에서 승인 받은 바이오시밀러는 따로 스위칭 연구나 허가 절차 없이 상호교환성이 인정된다. 바이오시밀러를 오리지널 대신 사용할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며, 동일한 오리지널의 다른 바이오시밀러를 대신해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할 수도 있다.
EMA는 "품질 동등성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단클론항체처럼 복잡한 바이오시밀러도 특정 임상 데이터 요건을 면제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바이오시밀러가 분석·기능적 수준에서 오리지널 의약품과 높은 수준의 유사성을 입증한다면 비교 효능 연구 생략이 정당화될 수 있다"고 했다.
필요한 임상 데이터의 여부와 종류는 분석·기능적 수준의 비교 실험, 작용방식에 대한 지식, 면역원성의 잠재력과 영향 등 오리지널의 임상 프로파일로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적 성능을 얼마나 잘 예측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MA는 페이퍼에서 지난해 10월 BioDrugs에 게재된 논문을 인용했다. 이 논문에서 독일 파울 에를리히 연구소(Paul-Ehrlich-Institut) 나딘 키르쉬-스테판(Nadine Kirsch-Stefan) 연구팀은 단클론항체와 융합 단백질 바이오시밀러를 승인할 때 규제 의사결정을 위한 비교 효능 연구의 유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연구는 신청이 철회된 제품을 포함해 EMA에서 평가한 리툭시맙,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 허가신청서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면역원성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는 분석 및 기능 테스트와 약동학 연구를 조합해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충분히 근거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인용된 또다른 논문에서 허가된 아달리무맙과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품질 및 임상 데이터 패키지를 분석한 결과, 임상 유효성 데이터가 품질 우려를 해소하는데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품질과 임상 약동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부분 유사한 임상적 성과를 예측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EMA 향후 발표될 의견서에서 잘 정의된 분석/기능(품질) 데이터가 임상 결과를 얼마나 예측할 수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임상 PK/PD 시험과 함께 품질 동등성 시험 결과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비교 효능 연 없이도 임상적 유사성에 대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한다.